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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1-10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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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줌 재 된 ‘코리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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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2,794  추천 : 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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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줌 재 된 ‘코리안 드림’
중국교포 강태순씨 일가족 7명 집단 참변
▲지난 7일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유산리 2000 코리아 냉동창고 화재현장 희생자 합동 분향소가 설치된 이천시민회관에서 8일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경인일보 제공>
이주노동자들이 꿈꾸어온 ‘코리안 드림’이 한순간에 재로 변했다.
경기도 이천 냉동공장 화재 현장에서 중국교포 강태순씨(여·65)의 일가족 7명이 집단으로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번 화재로 숨진 강씨 가족은 2000년 한국에 와서 2006년 국적을 취득한 강씨의 아들 조동명씨(44)와 며느리 박정애씨(44), 동생 강순녀씨의 남편 박용호씨(60)와 아들 박영식씨(31) 등 4명. 또 숨진 박영식씨의 처남 김씨(26)와 고종사촌 손동학씨, 조동명씨의 매형 엄준영씨 등 3명이다.
이들 일가족 7명은 강태순씨의 초청으로 자녀의 대학 입학금과 양육비 등을 벌고 보다 나은 삶을 위해 한국으로 건너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이른바 3D 업종에 종사하며, 결코 화려하지 않은 ‘꿈’을 이루기 위해 밤낮 없이 일했던 이들의 노력은 결국 화마 속에 묻혀 버렸다.
사연을 접한 유성구 봉명동 김화성씨(여·41)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중국 랴오닝성 출신으로 지난 95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그녀는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다.
“뉴스를 보는 순간 거짓말이길 바랐습니다. 신원 확인은 될까, 남은 가족들과 연락은... 대부분 불법 체류자일 텐데 장례나 제대로 치를까...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쳤습니다.”
시민 정지성씨(27·오정동)는 “지난해 2월 여수 외국인 보호소에서 발생한 화재가 생각난다”며 “한국인으로써 부끄럽다”고 했다.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우리나라에 온 사람에게 꿈은 커녕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자책감에서다.
그는 “여수 화재 현장의 악몽이 가시기 전에 또 이런 일이 발생해 우리나라가 외국에 어떻게 비쳐질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전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꾸준한 활동을 벌여 온 김봉구 목사(전국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 공동대표)는 대책위를 통해 사망한 중국교포와 우즈베키스탄 출신 근로자 등에 대한 보상과 장례 문제, 유가족 입국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김 목사는 “화재 현장에서 사망한 내국인들도 마찬가지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의 희생은 더 안타깝다. 보상도 쉽지 않을 것 같아 더 걱정이다”며 한숨을 쉬었다.
현재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 보상기준은 현지 국가의 환율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내국인이 손가락을 잘리면 1억원 가량의 산재보상금이 나오지만 중국인의 경우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보상금만 받을 수 있는 식이다.
김 목사는 “슬퍼만 하고 있기에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법·제도가 너무 많아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노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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