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 정동화 천주교 마산교구 이주노동자상담소 소장 등이 31일 오전 성산종합사회복지관 마당에서 철거해 온 현수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2006 윤성효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나가보니 현수막만 있는 게 아니다. 홍보방법이 다양해졌다. 전봇대에 붙은 포스터만 해도 수십 개에 이르렀고, 산 중턱 나무 사이에 매달린 현수막은 도저히 뜯어낼 수 없어 시에 요청했다."



천주교 마산교구 이주노동자상담소(소장 정동화)가 31일 오전 2시간 동안 '국제결혼 불법현수막 철거작업'에 나서 50여개를 수거했다. 상담소는 이날 오전동안 창원시 동읍과 북면 일대 등을 돌며 철거작업을 벌였다.



상담소가 지난 10월초 이같은 사업 방침을 밝히자 경남여성회와 마산가톨릭여성회관, 해바라기 쉼터, 마산가정폭력상담소 등의 단체에서 관심을 보였다. 이날 정 소장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2개조로 나눠 활동을 벌였다.



이날 철거된 홍보물은 현수막뿐만 아니라 포스터 등 다양했다. 이들 홍보물들은 산 중턱에 매달려 있거나 버스 정류장과 전봇대 등에도 붙어 있었다.



철거된 홍보물 내용도 보면 다양한데, 대부분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초혼·재혼·장애인 상담" "후불제, 베트남 신부와 결혼하고 난 후 결혼비용 지불"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정동화 소장은 "이달 초 철거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알린 뒤 여러 단체에서 관심을 보여 함께 작업을 벌였다"면서 "실제 현장에 나가보니 홍보방법도 다양해졌고 농촌지역 곳곳에 국제결혼 홍보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었다"고 말했다.



'출산률이 낮아지고 있는 속에 이런 방법으로라도 농촌총각들을 결혼시킬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정 소장은 "출산률 높이기는 인간 중심이 되어야 하고, 상업적이고 물질적이어서는 안된다"면서 "이런 방식으로 출산률을 높인다고 할 경우 과연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심진섭 마산가정폭력상담소 상담원은 "외국의 나이 어린 여성을 데려와 나이 많은 남자거나 장애인과 결혼을 시키고 있으며 비용도 후불제로 하는데, 여성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돈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렇게 국내에 들어온 외국여성의 경우 우리말 배우는 데도 어려워하고 심리적 불안도 가중되고 있으며, 그것으로 인해 가정폭력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주교 마산교구 이주노동자상담소는 앞으로 계속해서 '국제결혼 불법현수막 철거작업'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06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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