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번의 이혼과 성이 다른 세 아이를 기르는 그는 더 이상 한국 사회에서 오해와 편견의 대상이 아니다. 싱글맘은 원래 남편과 사별한 뒤 엄마 홀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을 뜻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별뿐만 아니라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는 이혼녀나 미혼녀, 리틀맘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혼 3년째인 김미경 씨(가명ㆍ42ㆍ서울 송파구)는 지난달 초 초등학교 4학년인 딸아이 담임을 만나고 돌아왔다. "이혼 초기에는 딸애가 친구들에게 차별을 당할까봐 걱정했다"는 그는 "딸애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린다는 교사 말을 듣고 정말 안심된다"고 말했다. 15~19세 사이에 `남자 친구`와 사이에서 아이가 생겨 어린 엄마가 된 `리틀맘`도 많다.
중ㆍ고등학생도 성에 개방적인 문화가 형성되며 준비 없이 생긴 아이를 낳기로 마음먹은 엄마들이 이들이다. 미혼모 청소년 분만 및 요양시설인 광주 `우리집`의 이선희 원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 인식이 바뀌는 것"이라며 "미성년자가 아이를 갖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려고 애쓰는 모습도 봐달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전국 124만명 한부모 가구 중 싱글대디 가정은 24만여 가구, 싱글맘 가구는 100만여 가구로 추정된다. 2000년 22만4572가구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 나 홀로 가족 = `골드미스`로 대표되는 한국 독신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결혼 적령기인 25~29세 여성 미혼율은 59.1%(2006년 기준)로 5년 전(40.1%)에 비해 무려 20%포인트 가까이 올라갔다. 이에 따라 전국 1인 가구 수도 2000년 226만가구에서 2005년 267만가구로 급증했다. 통계청은 독신가구가 2020년에 389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내 사전에 결혼은 없다"라고 잘라 말하는 이현아 씨(29)는 한국 싱글족의 전형이다. 하이닉스 중국 현지 법인에서 중국어 통역사로 근무중인 그는 "결혼을 했더라면 중국행이 어려웠겠지만 혼자서 가뿐하게 중국에 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친구들은 이제 거의 다 결혼했지만 일단 커리어 개발에 `올인`하고 싶다고 했다.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정 때문에 꿈을 펼칠 기회를 버리고 싶지는 않아요. 아직 서른도 안됐는데 인생이 얽매이는 것도 싫고요." 통계청은 2016년부터는 다섯 가구 중 한 집은 `싱글 가구`일 것으로 전망했다. ◆ 홀로 사는 노인 가구 = 노원구 하계동의 김 모 할머니는 지난해 79세 나이로 숨졌다. 젊은 나이에 아들이 없는 가정에 후처로 들어갔는데 아들과 딸을 낳고 한동안 같이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본처가 아들을 낳게 되면서 30대 이른 나이에 독거 생활이 시작됐다. 고령화 추세에 맞물려 홀로 사는 노인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80만명 선인 65세 이상 독거노인은 오는 2020년 두 배 늘어난 157만8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2만명가량 늘고 있는 서울시 거주 독거노인 역시 지난해 말 14만8000명에서 올해 말 16만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 조손 가족 = 올해 초 둘째딸 서진이를 출산한 이 모씨(28)는 석 달 전 울산 친정에 맡긴 큰
서영이(3)와 통화하다 설움에 북받쳐 목놓아 운 경험이 있다. "엄마 보고 싶지 않니?"란 질문에 서영이가 "난 엄마 딸 아니야. 엄마 딸은 서진이야"란 답변을 들은 것. 직장생활과 둘째아이 출산 때문에 큰딸을 친정 부모님의 손에 맡겨둔 결과 서영이는 한 달에 한 번 볼까 말까한 엄마보다는 외할머니를 훨씬 더 따른다. 최근 가족 형태 중 두드러지는 것은 `일시 양육형 조손(租孫) 가정` 증가세다. 저출산 고령사회에서 실제 자주 접하는 조손 가정은 영ㆍ유아기 자녀양육을 일하는 부모 대신 은퇴한 조부모가 책임지는 `양육형`이 대부분이다. 여성 경제활동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직장과 육아를 병행할 만한 사회적 여건이 따라주지 않음으로 인해 많은 아이가 조부모 손에 맡겨지고 있다. 2005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조손가구는 전체 1598만가구 중 5만8101가구로 0.36%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4만5000가구에서 5년 새 1만가구나 늘어난 셈이다. ◆ 혼혈 가족 = 전라북도 장수군 논개 생가에서 일본어 통역 안내원으로 일하는 한지희 씨(42ㆍ한국명)는 일본인이다. 96년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해 장수군에 정착한 한씨에게는 김은정(11), 김재규(9), 김세규(8) 세 자녀가 있다. 10년 전만 해도 한씨와 같은 국제결혼 가정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국제결혼이 점점 늘어나면서 이제는 한국 사회 가정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이 외국인 배우자와 결혼한 건수는 총 3만9071건으로 하루 평균 107쌍꼴이었다. 이는 전체 혼인 건수 33만7528건 중 11.6%를 차지해 열 쌍 중 한 쌍 이상은 국제결혼한 셈이다. 90년 100쌍 중 1쌍꼴에 불과하던 국제결혼이 16년 만에 1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 입양 가족 = 전문가들은 10년 이후에는 입양가족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다. 불임부부가 증가하고 아이 낳기를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되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입양되는 아동 수만 보면 혈연을 고집하는 풍토가 여전하다. 국내외 입양아 규모는 2003년 4000명 이하로 줄어든 이후 계속 3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는 총 3231명이 입양돼 5년 전보다 1000명가량 줄어들었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새로운 민법에는 입양 가족을 위해 친양자제도가 도입됐다. 양자라고 해도 친자와 같은 법률적 지위를 얻고 이를 위해 친생부모와는 법적 관계를 종료시키는 제도다. 15세 미만인 양자를 입양하면 가족관계등록부에 양부모 친생자로 기재해 법률상 친자녀와 같은 권리를 갖는다. 친양자는 혼인신고 후 3년 이상 된 부부가 가정법원에 청구하면 입양할 수 있다. ◆ 재혼 가족 = 대학에 다니는 김 모씨(22)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2명씩 있다. 친부모가 이혼한 뒤 각각 재혼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형제도 많다. 부모의 재혼 이후에는 독립해 한집에서 생활할 일은 없지만 낯설면서도 놀라운 변화다. 재혼이 늘면서 부부 당사자 간 결합 형태에서 각각의 자녀를 데리고 결합하는 `복합가족` 형태로 폭을 넓혀가고 있다. 통계청이 3월 발표한 결혼 통계에 따르면 작년 남자 재혼은 55만7000건, 여자 재혼은 59만8000건에 달했다. 10년 전인 96년에 비해 5.8%포인트나 증가했다. 작년 전체 결혼에서 재혼 남자는 전체 남자 결혼 중 16.7%, 재혼 여자는 18%이었다. 10명 중 1~2명은 재혼인 셈이다. [특별취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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