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외국인근로자 상담 최다 문화적 어려움도 상당수
네팔 출신 근로자 A(36)씨는 '코리아 드림'을 찾아 지난해 대전에 위치한 한 제조업체에 입사했다. A씨는 주 40시간 근무에 초과근무 수당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받기로 했다. 네팔 가족을 생각하며 야간·휴일 가리지 않고 일했다. 하지만 월급 수령액이 이상했다. 야간·휴일 수당이 포함되지 않았다. 사장에게 따졌지만 회사가 어려워 당분간 지급이 어렵다는 말 뿐이다. 현재 A씨는 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에 법률 상담을 요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대전지역 내 외국인 근로자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임금·퇴직금 등 노무 관련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이주노동자 상담 결과, 임금·근로계약·출입국 등 법률 관련 상담이 전체 상담 수 1152건 가운데 26.1%(301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언어·문화차이 등 생활 관련 21.9%(253건), 의료 14.9%(172건) 등 순이다. 올해 현재 임금체불 관련 상담 건수는 17건을 기록했다.
외국인 근로자 임금체불 등이 발생하는 요인 중에 하나는 업체 경영 상황이다.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제조업, 건설업 등이고 해당 업종은 내국인 수급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달 1일 기준 대전지역 내 고용허가 외국인 근로자 수는 1087개 사업장에 총 4109명이다. 이 가운데 제조업 59.4%(2440명), 건설업 18.9%(776명), 농축산업 17.6%(724명), 서비스업 4.1%(168명), 어업 1명 등이다. 제조업·건설업 등 이른바 '3D'업종으로 분류되는 곳에 외국인 근로자 10명 가운데 8명 정도가 78.3%가 일하고 있는 셈이다.
불합리한 처우에도 외국인 근로자가 쉽게 선뜻 이직을 택할 수 없는 이유는 사업자가 이직 동의를 해줘야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사업주 동의 없이 근로계약 기간 내에 퇴사할 경우 사업주가 이탈신고를 하게되면 미등록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한다.
김준구 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 사무국장은 "일부 악덕 사업주 때문에 선량한 사업주까지 피해를 입는다"며 "암암리에 일하고 있는 미등록체류자의 경우 근로환경이 더욱 열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why@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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