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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8-3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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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FM ‘사랑해요 코리아’ 열린초대석 - 김봉구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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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2,352  추천 :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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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FM ‘사랑해요 코리아’ 열린초대석 - 김봉구 소장>
< 다문화 사회, 성숙한 준비가 필요하다 >
첫 순서 <열린 초대석> 시간입니다. 성숙한 다문화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현재 민간단체의 작은 손길들이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정책적인 지원을 비롯한 다각적인 노력은 아직 부족한데요.
지난 7월, ‘한국언론재단 지역신문 발전기금 해외 공동기획취재’로 태국과 베트남을 찾아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의 가정을 방문해서 실질적인 도움의 길을 고민하고 돌아오신 분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공동대표이자 대전외국인이주노동자 종합지원센터 소장님이신 김봉구 목사님이 그 주인공인데요. 함께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Q1. 해외공동기획취재 형태로 태국과 베트남 현지 가정을 방문하고 오셨다고 들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이 이루어진 건가요?
- 한국언론재단 지역신문 발전기금 해외 공동기획취재의 일환으로’, 6월 30일부터 10일간 전국기자단 20명과 태국과 베트남 해외취재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현지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송출하는 기관의 장을 만나 현지 상황에 대해 들을 수 있었고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 가족들을 만나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자식을 한국에 보낸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또한 지역의 주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아보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Q2. 국내 거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위해서 현지 가족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생생하게 담아 오셨다고요? 당시 상황이나 분위기는 어땠나요?
- 그렇습니다. 방문하는 가정들마다 영상을 촬영했으며 이것을 한국에 와서 이주노동자들과 이주여성들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현지를 방문했을 때 분위기는 자신들의 자식이 있는 한국에서 손님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들뿐만 아니라 일가 친척들이 모여서 잔치를 방불케 했으며 방문 일정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또한 자식들이 보낸 사진과 영상물을 보며 무척 즐거워했으며 방문단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Q3. 아무래도 외국인 노동자들이나 한국으로 시집온 이주여성들의 경우, 형편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자주 고향을 찾을 수 없는데요. 그런 만큼 고향 소식에 늘 목말라 있었을 텐데요?
-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이주여성들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여건상 고향을 자주 찾을 수 없어 전화통화로 고향 소식을 듣곤 하는데요 . 이번 방문을 통해 현지 가족들의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찍어와서 보여주니 눈물을 글썽이며 가족들의 소식을 전해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Q4. 가족들의 마음은 어디서나 늘 똑같기 마련인데요. 이번 동행 취재 이후, 이러한 활동이 더 확대된다거나 하는 반가운 소식은 없나요?
-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그러한 소식은 없습니다. 물론 가족들의 소식을 전해준다는 것에도 이러한 현지 취재가 중요하지만 한국 사회가 성숙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지 상황에 대해 한국의 시민들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현지 취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한국 사회에 대한 현지의 인식과 소식이 한국 사회에 제대로 전달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Q5. 국내에서 다문화 가정을 위한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시지만, 이번 방문은 또 다른 의미가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그렇습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노동이주자와 결혼이주자들은 한국과 상대국의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에 노동이주자들이 귀국 후 한국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현지인들보다 높은 임금 조건으로 많이 취업해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국으로 결혼이주 한 이주여성들 역시 한국을 본국에 소개하는 홍보대사 역할들을 하고 있었으며 현지 친정에 전화나 편지로 한국생활을 소개하고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매우 중요한 자원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한국 사회가 현지 국가에서 어떠한 위상을 지닐 수 있을지 결정 된다고 해서 과언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6. 다문화 가정을 위한 국내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계신데요. 현재 몸담고 계신 대전외국인이주노동자 종합지원센터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 현재 대전, 충남지역 외국인노동자는 미등록 노동자를 포함해 약 2만여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본 센터에서는 이들을 위해 법률상담, 한글학교, 무료진료, 쉼터제공, 각종 전통문화 행사를 통해 이들이 한국 사회에 제대로 정착하며 외국인 이라는 이유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이들의 인권 보호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Q7. 지금까지 활동해 오시면서 기억에 남는 따뜻한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 많은 에피소드가 생각나는데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일을 하다 손가락이 잘린 인도네시아 노동자입니다. 이 친구가 일을하다 손가락이 잘려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어 본국인 인도네시아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 때 제가 동행하게 되었는데 인도네시아로 가는 도중 내내 참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가족들이 얼마나 슬퍼하며 힘들어 할 것인가! 그리고 한국 사회에 대해 얼마나 안 좋은 인식을 가지게 될까! 그러나 이러한 걱정은 이 친구의 집에 도착하면서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이러한 소식을 미리 듣고 있던 가족들은 오히려 저를 위로하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하였으며 그 곳에 있는 내내 극진하게 대전해 주며 자신들은 한국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고마워하고 있다고 하여 제 마음이 따뜻해 진 적이 있었습니다.
Q8. 그리고 오늘이 또 추석인데요.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하셨을 것 같아요. 대전 외국인이주노동자 지원센터에서는 어떤 행사가 마련되어 있나요?
- 고향에 가지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장소를 마련해 추석한마당 행사를 갖으려고 합니다. 이 행사에는 한국 전통놀이 체험, 한국 노래 부르기 및 장기자랑 대회, 한복 입어보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추석행사는 대전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민간단체를 통해 진행됩니다.
Q9. 한국이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지도 20년이 넘는다고 들었는데요. 현재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 성숙해 있나요?
- 최근 들어 수많은 언론들이 보도를 통해 한국 사회에 이주해온 외국인이 100만명이 넘어섰으며 이에 따라 한국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진입했다고 알리고 있어 많은 국민들이 한국이 다문화 사회인 것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종종 사람들이 인종이 다양하다는 것만이 다문화 사회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잘못 알고 있는 것입니다. 진정한 다문화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인종이 다양한 것뿐만 아니라 그러한 사회에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이들을 포용하며 그들의 문화를 우리 문화와 접목해 창조적 문화로 재 정립 시켜야 할텐데 아직까지 우리 사회의 인식은 우리 문화에 동화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성숙한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Q10.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의식 변화만큼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요?
- 그 동안 현대판 노예제도라 불리우던 산업 연수생 제도가 폐지되고 고용허가제로 비자가 변경 되며 외국인노동자들의 인권이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고용허가제 내에도 독소조항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많은 노동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단속 일변도로 일관하는 미등록 노동자들에 대한 정책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더 선진적인 제도와 정책 마련을 위해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됩니다.
Q11. 외국인노동자들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외국인 노동자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하는 곳은 한국 사람들이 기피하는 3D 업종 중에서도 3D 업종으로 이들이 없으면 대부분의 영세업체들은 도산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므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 문제라고 보지 말고 이들을 어떻게 잘 대해야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며 친한 감정을 가질 수 있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OECD국가 중에서 외국인력이 가장 적은 나라로 발표되었습니다. 고령화 저출산 시대의 대안으로 이주노동력의 필요성은 갈수록 증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Q12. 점진적으로 정책의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 이주노동자센터나 관계기관에서 어떤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현재까지 성과는 어느 정돈가요?
- 전국에 있는 외국인노동자 지원 민간단체의 활발한 활동으로 많은 부분에 있어 외국인 노동자 인권이 향상되었습니다. 좀 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현대판 노예제도라 일컬음을 받던 산업 연수생 제도를 철폐시키고 고용허가제를 시행하게끔 만들었고요. 물론 이 고용허가제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독소조항(사업장 이동 제한 규정, 사업장 이동 시 기간 제한)을 철폐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까지 비자 3년 종료 후 기존 사업장의 동의하에 본국으로 귀국 후 한 달 뒤 다시 입국해 3년 일을 할 수 있는 제도가 내년부터 5년 동안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것 또한 많은 외국인 노동자 지원단체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라 생각됩니다.
Q13. 잠시 얘기 나눠 봤지만, 소장님의 열정이 느껴지는데요. 앞으로의 목표나 활동 계획이 있다면요?
- 우선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공간 마련이 급선무 입니다. 이 공간을 통해 이주민들에게 상담, 진료, 교육, 쉼터, 문화교류 등을 통한 행복추구권을 보장해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국내에 국한하지 않고 해외센터를 설립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리하여 한국으로 오기 전 현지에서 한국어 및 한국 문화를 체계적으로 교육시켜 한국 사회에 좀 더 빨리 적응 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일을 하고 돌아간 노동자들이 본국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을 모아 공동체 교육을 통해 함께 사업을 진행해 다시 한국만을 가고자 갈망하며 돈과 시간을 허비하는 일들이 벌어지지 않고 본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오늘 김봉구 소장님과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성숙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게 됐는데요. 오늘 좋은 말씀 많이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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