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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11-1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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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 법적 보호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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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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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2006-11-10 18:17]
강제출국 두려워 소송 꺼려 …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도 맡아
오형동(38) 변호사는 현장을 찾아가는 발로 뛰는 변호사다. 2004년 사법연수원 수료 후 변호사 3년차이지만 발품을 많이 판 덕에 그를 찾는 고객이 제법 된다.
1심에서 유죄가 난 피고인의 항소심 국선변호를 맡아 승소한 사건은 그의 끈질긴 노력과 ‘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동네주민이 폭행 혐의로 몰려 억울하게 범죄자가 될 뻔한 사건이었다. 피해자가 사고 당일 진단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양측의 다툼이 있었던 게 밝혀져 가해자가 이길 가능성은 희박했다. 하지만 오 변호사는 유죄를 뒤집을 만한 결정적인 증인을 찾아냈다. 문밖에서 양측의 다툼을 듣고 있던 한 아주머니였다. 피해자 증언에서 스쳐지나가듯 이 아주머니에 대한 언급이 나왔고 아주머니를 찾아 설득했다. 결국 법정에 선 아주머니는 “폭행은 없었다”는 진술을 했다. 운이 좋게도 나중에 피해자가 제출한 녹음테이프에서도 폭행과 관련한 내용이 없어 재판부의 무죄 선고를 이끌어 냈다.
오 변호사는 “의뢰인의 말을 열심히 들어주고 그 마음을 대변해 주면 소송의 승패와 상관없이 신뢰를 얻는다”며 “시간이 없어도 의뢰인을 자주 만나고 찾아가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4년 사회적으로 떠들썩했던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을 맡았다. 서울남부지법 이정렬 판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해 유명해진 바로 그 사건의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법률대리를 했다.
비록 소송에서는 졌지만 그는 우리사회에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환기시킬 수 있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오 변호사는 “우리사회 전체적으로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그 사람이 나와 다를 수 있다는 것보다는 획일적 평등을 우선시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당시 대체복무입법안이 정치권에서 활발히 논의됐다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등 그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현재 일산에 위치한 외국인근로자 지원단체인 ‘평화바람’의 법률자문으로 일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몇 개월간 임금을 못 받고 고통 받는 불법체류 근로자의 문제를 상담할 때면 법적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불법체류자가 소송을 제기하면 법정에 출석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경찰에 잡혀 강제출국 당할까 두려워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오 변호사는 “심지어 근로감독관에게 사용자를 고발했다가 근로감독관이 경찰을 부르는 경우도 봤다”며 “외국인 근로자에게 법은 아직 멀기만 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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