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총각들의 결혼문제, 넘치는 외국인 노동자, 국제결혼을 하고 한국에 온 외국인 신부들, 결혼해서 낳은 2세 코시안.

단일민족국가에서 다문화·다인종·다민족 시대는 우리가 처한 현실이 됐다.

선진국들이 거쳐 간 이민족 수용 정책과 사회적 편견 그리고 사회의 일원이 되기 까지의 과정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 우리만의 새로운 다문화 시대의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책을 마련할 책임 부처의 선정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현재는 교육인적자원부, 외교통상부, 정보통신부 등 12개 부처와 지자체 등이 따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제결혼 가정

‘국제결혼’ 과정과 현지적응 프로그램 등의 부족으로 부작용이 파생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결혼 가운데 국제결혼이 차지한 비율은 13.6%에 달해 1990년의 1.2%에 비해 무려 11배 이상 늘어났다. 이들 사이에 태어났거나 태어날 2세는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1999년 결혼상담업이 신고제로 바뀐 이후 국제결혼을 하는 과정에서 현지 무허가업체의 난립, 국내 부실알선업체는 외국인 신부와 농촌총각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다.

지난 4월 정부가 발표한 ‘여성결혼이민자 가족의 사회통합 지원대책’은 교육인적자원부, 여성가족부, 법무부 등 업무관련 12개 정부부처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을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지원대책은 각 부처가 단편적인 문제해결 중심의 현상대응에 치중하고 있고 중앙-시도-시군구-읍면동 공공전달체계와 지역사회내 공공-민간의 네트워크가 미흡한 실정이다.

▲국내적응 프로그램 부재

한국적응을 위해 가장 기초적인 언어소통과 문화적 차이로 넘지 못해 파경을 맞는 가정이 늘고 있다.

전국 21개소의 결혼이민자 가족지원센터와 각지자체별로 실시하는 한국어 교육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회단체 등에서 실시하는 교육도 예산부족과 교육공간확보 등 현실적인 문제에 애를 먹고 있다.

충남도청이 충남지역 이주 외국 여성 15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결혼가정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주 여성의 72.8%(1103명)는 한글교육과 문화체험 등 지자체 등이 주관하는 국내적응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응답한 것만 봐도 문화적응은 고사하고 말을 하기 힘든 외국인 여성들의 힘든 삶을 알 수 있다.

언어단절은 남편과 시부모와의 갈등, 2세교육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서류만 한국인

단일민족국가라는 교육을 받고 자란 기성세대는 외모가 다른 코시안을 배척하는 정서가 팽배해 있지만 요즘 주변에서 혼혈2세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코시안 문제를 정부차원에서 관리하고 지원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국적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특별 지원을 받고 있지 않다.

충남도가 20일 전국 자치단체중 처음으로 국제결혼가정에 내년부터 영·유아(0-5세) 보육료를 전액지원할 계획을 발표했고 각지자체도 이와 비슷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때늦고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기초 교육을 받지못한 외국인 어머니에게 제대로 된 가정교육을 받지 못한 코시안들은 언어 습득문제로 인해 무늬만 한국인인 주변인으로 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교육도 다민족의 가치와 다양한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이 절실하다.

코시안들이 교육문제와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신 소외계층’으로 성장하지 않게 하고 같은 세대로 성장해 나가며 사회일원으로 인정받게 하는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

교육인적자원부 다문화가정정책담당 송선진 사무관은 “국제결혼가정이 늘어나며 생긴 혼혈2세에 대한 종합적인 교육정책과 혼혈인들의 사회적 편견해소를 위해 관련 부처와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문화·다인종·다민족 국가로의 전환

그동안 국제결혼은 외국인 여성들의 인권침해와 한국생활 적응에 초점이 맞추어졌고, 최근에는 외국인 여성과 이민자들을 국내인으로 인정하는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논의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들 가정의 2세가 세월이 지나 하나의 세력으로 등장해 사회문제화될 가능성이 높다.

규제와 정책을 통해 해결하기 보다는 국제이해교육을 통해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국제결혼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성가족부 가족정책팀 최문선 사무관은 “국제사회의 한국에서 국제화가 진행되는 한국으로 변화하는 시점에서 산재한 정책을 통합관리할 수 있는 정책의 필요성을 느낀다”며 “예산확보에 주력하고 부처간 협의를 거치고 중복되는 정책은 주무부처에 일임해 국가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金智賢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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