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정도의 수사는 우리도 한다"

6일 오후 2시 법무부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 참사 희생자의 합동 분향소가 마련된 여수시 둔덕동 성심병원. 한 유족이 이날 오전 발표한 여수경찰서의 최종 수사 결과에 위와 같이 말했다.

합동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한 여수외국인보호소화재참사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도 화재 원인을 방화로 볼 수 없다며 경찰의 최종 수사 결과를 반박하는 한편 전면 재수사를 요구했다.

대책위는 "경찰이 확실한 증거도 없이 목격자 2명의 진술에 의존해 방화로 확정했다"라며 "대책위가 확보한 진술 가운데는 이와 다르게 판단할 수 있는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방화로 단정할 경우 인화물질인 라이터의 보호실 반입 경위도 석연찮다.

방화 용의자로 지목된 김 모씨는 독방 감금 등 평소에도 수차례 처벌을 받았는데 엄중한 감시를 뚫고 라이터를 소지할 수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유족은 "불이 났는데 어떻게 라이터가 멀쩡할 수 있겠는가"라며 "바늘처럼 작은 물건도 아닌데 왜 1차 감식 때는 라이터를 발견하지 못하고 2차 감식 때에야 발견했느냐"고 반문했다.

대책위는 또 경찰이 밝힌 김씨의 범행 동기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당시 김씨의 복장이 다른 보호 이주 노동자와 달랐고 착용한 옷 안쪽에 현금 13만 원을 보관하는 등 화재 직후 도주하려 한 흔적이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대책위는 "김씨가 있던 보호실 거실은 침실보다 온도가 낮아 옷을 더 입었을 수 있고 보호실 안에서의 안전한 현금 보관을 위해 돈을 갖고 있었을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참사 책임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은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책위는 "사법처리된 하급 직원은 정부의 정책을 충실히 수행한 죄밖에 없고 진정으로 책임질 이는 이주 노동자에 대한 정책을 결정한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7일 다시 기자회견을 갖고 수사 결과를 둘러싼 의혹을 제기할 방침이다.

전남CBS 고영호 기자 newsman@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