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로 한국도 이제 국제무대로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됐다. 우리 사회는 이제 원하든 원치 않든 세계화와 정보화, 자유로운 인적·물적 이동은 물론 여러 민족과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다민족·다문화 사회로 편입될 것이 뻔하다.

이미 수년 전부터 수많은 외국인노동자들이 들어와 살고 있고, 국제결혼도 급격히 늘어 자연히 혼혈아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국적과 민족, 인종, 피부색, 종교가 다르거나 낯선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국제이해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 되었다.

유네스코 아시아ㆍ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편/일조각/1만원

국제이해교육은 현재 유엔과 유네스코를 통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중요하게 추진되는 범세계적인 교육 운동이다. 전 세계 교육 관련 석학들과 전문가들로 구성된 유네스코 21세기 세계교육위원회는 1989년 들로르 보고서를 통해 ‘함께 살기 위한 교육’을 21세기 중심 교육과제로 제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7차 교육과정부터 국제이해교육이 초·중·고교 재량 활동 과목의 하나로 채택되는 등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에 알맞은 자료와 교재는 거의 없는 상태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은 그동안 국제이해교육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와 배우려는 학생들을 위해 고교생들이 배우는 ‘함께 사는 세상 만들기’, 초등학생들이 배우는 ‘우리는 지구촌 시민―축구로 배우는 국제이해교육’ 등을 개발한 데 이어, 이번에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을 위한 ‘맛있는 국제이해교육―다문화 시대의 음식과 세계화’를 출간함으로써 초·중·고교에서 배울 수 있는 국제이해교육 교재 개발을 완결했다.

‘맛있는 국제이해교육’은 문화마다 제각각인 음식 재료, 만들고 먹는 법, 식사 도구, 식탁 예절 등을 통해 타 문화를 이해하려는 의도에서 기획됐다. 즉, 음식이라는 주제를 통해 학생들이 타 문화 이해, 세계화, 인권, 평화, 지속 가능한 발전 등 국제이해교육의 중요한 다섯 가지 개념을 습득할 수 있게 했다.

일곱 단원으로 짜여 있는 책은 다시 각각 세 개의 소단원으로 나눠 1시간 분량의 교수·학습 활동과 흐름에 맞추어 구성했다. 소단원엔 내용 이해를 위해 글뿐 아니라 사진, 그림, 도표, 만화 등 다양한 형태의 시각자료를 활용했다. 단원마다 배치된 ‘함께 해보기’는 학생들이 직접 조사·연구해서 토의한 과제를 실천해 보도록 꾸몄다. 책의 뒷부분에는 일선 교사들이 수업에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소재별 수업계획안’ 여섯 가지와 심화학습 자료를 첨부했다. 부록으로 실은 ‘읽을 만한 책들’ ‘가볼 만한 웹사이트’도 볼 만하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