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작성일 : 07-04-10 10:00
|
브라질 에탄올혁명, 이주노동자 애환 가중
|
 |
 조회 : 1,038
|
사탕수수 수출급증 … CO2감소·석유수입축소 모범사례
‘코르타도레스’ 12시간 노동 … 1톤 잘라야 1000원 벌어
브라질 에탄올 생산 프로그램은 전 세계의 모범 사례로 인용되고 있다. 하지만 에탄올 원료인 사탕수수의 수요가 늘면 늘수록 사탕수수 베는 노동자의 애환은 가중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상파울로주 교외 팔마레스 파울리스타(Palmares Paulista)의 한 녹슨 대문 뒤 낡고 지저분한 붉은 벽돌 건물 뒤. 바로 이곳에서 브라질 에너지 혁명의 심장이 뛰고 있다. 건물내부 작은 방에는 포개진 매트리스와 풀지않은 짐으로 가득하고 십여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이른 아침 사탕수수농장으로 일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상파울로에서 370킬로미터 떨어진 팔마레스 파울리스타는 남미 재생에너지 혁명의 수도로 부상했다. 에탄올생산으로 브라질은 CO2배출 축소와 석유수입 감소의 모범사례가 됐다. 바이오연료는 이제 브라질에서 거대 비즈니스로 자리 잡았다.
1970년대 독재군부에 의해 시작된 브라질에탄올프로그램은 큰 성공을 거둬 오늘날 전 세계의 관심을 얻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설탕과 알코올 수출은 브라질 농산품 수출 비중에서 1,2위를 차지하며 그 금액만 80억달러에 달했다. 생산자측은 미국과 유럽의 급격한 수요 증가로 향후 6년내 사탕수수 생산량이 55%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팔마레스파울리스타의 상황은 룰라 대통령의 ‘에너지 혁명’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탕수수밭은 끝없이 펼쳐져 이곳에는 에탄올 공장에 사탕수수를 공급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는 가난한 수백명의 노동자들이 있다. 현재 브라질 에탄올 생산에 종사하는 가난한 이주 노동자의 수는 20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가난하고 메마른 북동부를 떠나온 경제 망명자들이다. 하지만 브라질 에너지 대혁명의 원료를 공급하는 대가로 이들이 버는 돈은 한달에 고작 400레알(약18만원) 정도다.
이렇듯 팔마레스파울리스타는 급성장하는 농촌 도시이자 사회적 비극이 벌어지는 곳이다. 인구 9000명의 이 교외에는 매년 4000~5000명의 이주 노동자들이 몰려온다. 팔마레스 사회서비스담당관인 발레리아 가르디아노는 “노동자들이 마을에 도착할 때 가진 것이라고는 입은 옷 밖에 없다. 그들은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 아이들과 아픈 노인들을 데리고 온다. 우리는 그들의 문제를 가볍게 해 주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사탕수수밭에 이주 노동자 고용은 전적인 착취”라고 지적했다.
인권보호단체들 역시 “사탕수수밭 노동자들은 노예와 다름없는 대우를 받고 있다”며 “브라질 에탄올 산업은 불법 착취 중계자들의 세계”라고 비난하고 있다.
상파울로 대학의 프란시스코 알베스 교수는 “이주 노동자들이 이곳에온 것은 높은 실업률로 자신들이 살고 있던 곳을 떠나올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20년 이상 상파울로 이주 노동자들의 상황을 연구해온 그는 “그들은 자신들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하루 12시간 뙤약볕 아래서 사탕수수 1톤을 베어야 0.75유로가 조금 넘는 돈을 받을 뿐이다.
그럼에도 브라질 북동부에서 몰려드는 이주노동자의 유입은 막기 힘들다.
최근 팔마레스에 도착한 시드니 알베스 도스 산토스는 “우리는 다른 선택 사항이 없었다. 일자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바이아에서 온 26세 청년 페드로 카스트로는 “지난 장마때는 정말 더워서 줄 알았다. 사탕수수를 자르는 낫에 다치지 않기 위해서 두꺼운 보호복까지 입어야 했다”고 말했다.
사탕수수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 기독교구호단체의 크리스티나 비에이라는 “사람들은 이곳에 오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곧 그 것이 헛된 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서 “그들이 모일 때면 “이럴 줄 알았으면 절대 오지 말아야했다는 얘기가 으레 나온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
|
Total 6,588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