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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2-2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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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 자녀 “학교 다니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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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1,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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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 자녀 “학교 다니고 싶어요”
<앵커 멘트>
새 학년 준비가 한창인 요즘, 공교롭게도 다니던 학교에서 쫓겨날까봐 마음을 졸여야하는아이들이 있습니다.
이 달 말로 정부가 연장한 불법 체류자 비자 시한이 끝나는데요, 이 학생들은 부모를 따라 강제 추방을 당할 상황에 놓였습니다.
김지영 기자 나왔습니다.
15세 이하 자녀를 둔 불법체류자들에게 정부가 2년 전 체류 연장을 허용한 본취지가 뭐였죠?
<리포트>
네, 부모의 불법 체류 신분과 상관없이 이주아동들의 인권과 교육권은 보장돼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었는데요, 이도 이제 기한이 다 돼 더 이상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공부를 할 때가 가장 즐겁고 신난다는 열한 살 몽골 소녀 자츠랄과 열두 살 아지빌렛.
<인터뷰> 자츠랄(11살/몽골 특별 체류자 자녀): "친구들이랑 같이 있고 공부도 꽤 재밌고……."
<인터뷰> 아지빌렛(12살/몽골 특별 체류자 자녀): "한국말 배우고 한국 사람들이랑 얘기하고……."
하지만 두 소녀는 새 학기를 앞두고 예전처럼 마음 편히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됐습니다.
<인터뷰> 아지빌렛(12살/몽골 특별 체류자 자녀): "몽골 가야 되니까 가장 걱정돼요."
이달 말로 불법 체류자였던 부모들의 비자 연장 시한이 끝나면서, 강제출국 당하는 부모로 인해 계속 학교를 다닐수 없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강애(재한 몽골학교 교감): "이제 2월이 가고 부모님들이 불안해하니까 그 말을 아이들이 듣고 느끼는 게 아닌가 싶어요. 우리 학교에서도 부모가 강제 출국 당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아이들만 남게 되죠."
정부는 지난 2006년, 만 15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불법 체류자들에게 2년간 한시적으로 비자를 연장해줬습니다.
부모의 불법 체류 신분과 상관없이 이주 아동들의 인권과 교육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었는데요.
이미 2001년부터 불법체류자 자녀들을 학교에 다니도록 허용하긴 했지만, 현실은 불법체류라는 꼬리표 때문에 아예 교육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정진성(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법률적으로 (자녀는) 문제가 없죠. 그러나 부모가 미등록 노동자일 경우 얘들이 무서워서 학교를 못 간다던지 강제 출국 당했을 경우 애들이 현실적으로 학교에 못 가는 거죠."
게다가 입학 허가를 학교장의 재량에 맡겨두면서, 일부 학교들은 불법체류자 자녀들의 교육을 꺼리는 경우까지 적지 않은데요. 방글라데시에서 온 일곱 살 A군은 부모가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얼마 전 학교 입학을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A양 엄마: "지금 우리 아이 때문에 걱정 많아요. 학교에서 입학 안 된다고 얘기하니까 며칠 전부터 마음 안 좋아요. 애도 지금 학교 가고 싶어 해요."
막상 학교에 다니더라도 불법 체류자 자녀들은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는 처지가 못 되는 형편입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필리핀 소년 B군은 주변의 도움으로 지난해부터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데요. 또래 친구들처럼 엄마아빠와 함께 학교에 갈 수도, 자유롭게 밖에서 뛰어놀 수도 없다고 합니다.
<인터뷰> B군 엄마: "너무 무서워요. 아침에 학교를 15분 걸어가야 되는데 아이 걱정 많이 했어요. 나도 걱정 많아요. 바깥에 가면……."
이렇다보니 불법체류 자녀들은 늘 정서적인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요. 부모의 강제출국으로 본국에 돌아간다 하더라도 아이들은 현지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인터뷰> B군 아빠: "한국 문화 잘 알아요. 여기서 낳아서 필리핀에 살면 아이가 환경이 달라서 그 곳 문화 이해 못해요."
국내에서 추산되는 불법 체류자 자녀들은 현재 약 1만 여명! 그 중에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은 20 퍼센트도 채 안되는 수준인데요.
<인터뷰> 오영미(오산이주민센터 목사):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아이들이 가져야 될 기본권이 있다고 생각해요. 학기 말이든 학교 중간이든 공부하는 중간에 떠날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정부에서는 이에 대해 자녀가 없는 불법 체류자들과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고,예외규정을 둘 경우 법의 악용 소지가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이춘복(법무부 체류정책과): "학업을 핑계로 부모들이 불법 체류를 하고 계속해서 연장을 해주면 악순환이 계속 될 겁니다. 따라서 불법 체류 아동을 동반한 불법 이민이 성행하고……."
미국이나 호주 등지에서는 부모가 불법체류자라 할지라도 그 자녀의 교육권과 생존권은 별도의 시스템을 마련해서 적극적으로 보호한다고 하는데요.
그들과 환경이 같을 순 없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인 만큼, 기본적인 교육권과 행복권을 위한 제도개선은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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