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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3-0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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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 여성의 날><인터뷰>칼리스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상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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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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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스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상담원
"외국인 이주여성들이 쉴 수 있고 보호받을 수 있는 쉼터가 필요하다"
키르키스스탄 출신 이주여성 칼리스 씨(31)는 7일 3.8 세계여성의 날 101주년을 맞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5년 전 한국에 온 칼리스씨는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면서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있다. 그는 외국인 이주여성들의 가정폭력, 이혼, 고부간의 갈등, 취업, 불합리한 복지 제도 등의 고민을 상담해 주고 있다.
칼리스 씨는 "3.8 세계여성의 날은 외국에서 명절로 지정돼 있을 만큼 의미 있는 날"이라며 "그러나 이주여성들은 한국에서 마땅히 할 일을 찾지 못해 공장에서 일을 하거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부업, 본국의 경력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에 왔을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한국에 온지 5년이 흘렀다. 처음 한국에 와서 1년 동안은 언어와 의사소통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나의 어려움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어 고향에 돌아가고 싶었다."
-상담원으로 일하게 된 배경은?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을 때 상담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와 같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주여성들을 돕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 5년 전만 해도 무료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교육센터가 많지 않았고 어디서 교육이 이뤄지는지 알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이주여성단체나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서 한국어를 쉽게 배울 수 있다."
-한국사회와 키르키스스탄의 문화적 차이점은 ?
"한국은 키르키스스탄 보다 남성을 우대하는 가부장적인면이 강하다. 키르키스스탄에는 무슬림이나 크리스찬 등 다양한 종교를 가진 여러 민족이 살고 있지만 직장에서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대우와 월급을 받는다. 반면 한국에서는 똑같이 일을 해도 남성이라는 이유로 여성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는다."
-3.8세계여성의 날이 외국에서 갖는 의미는?
"처음 한국 왔을 때 3.8일 세계여성의 날인데 한국에서는 쉬지도 않고 기념행사도 하지 않아 당황했다. 키르키스스탄이나 베트남, 러시아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3.8 세계여성의 날은 명절로 지정돼 있을 만큼 의미 있는 날이다. 이날 직장에서는 여성들을 위한 파티를 마련하거나 남편들은 꽃을 사들고 와서 아내에게 바치기도 한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편과 아이들도 학교와 직장에 안 가고 모두 쉰다."
-이주여성들이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직업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외국인등록증만 소지하고 있어 취업을 하지 못했다. 특히 외국인등록증이 없는 이주여성들의 경우 취업을 해도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월급을 적게 받거나 월급을 전부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주여성들은 한국에서 마땅히 할 일을 찾지 못해 공장에서 일을 하거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부업, 본국의 경력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남성과 결혼해 살고 있는 이주여성들에 대한 불합리한 법률은?
"이주여성들은 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한국이 생활수준이 높은 국가라고 알고 한국남성에게 시집오지만 잘못된 정보로 실망하고 막상 살아보면 현실은 많이 달라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한국에서 이혼할 경우 남편에게 양육권이 주어지는 경우를 염려해서 가정 폭력이나 성폭력을 당하는 일부 이주여성들은 아이들 때문에 이혼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키르키스스탄에서는 부부가 이혼할 경우 양육권은 여성에게 우선적으로 주어지고 양육비는 남자가 부담하도록 돼 있다."
"일부 한국 남성들은 우즈베키스탄 여성과 현지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을 하지만 한국에 와서는 혼인신고도 하지 않고 2~3개월 관광비자(단기종합)로 체류시키며 살다가 맘에 안 들면 나가라고 한다. 이주여성들은 한국에서 혼인신고가 안 되면 불법체류 상태가 되고 법적으로 아무 상태도 아니다. 또 남편이 일방적으로 이주여성을 가출신고 했을 경우에도 국적취득 절차와 같이 출입국 관리소에서 심사관이 직접 집으로 와서 왜 가출을 했는지 어떻게 사는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이주여성을 대표해서 하고 싶은 말은?
"한국 사람들이 이주여성들의 입장을 인정해주면 좋겠다. 여성부도 이주여성들을 위한 쉼터를 18개 지역에 개소할 예정이고 이주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가정폭력피해여성 뿐만 아니라 이주여성들이 가족갈등이 심할 때 일시적으로 가서 쉴 수 있고 보호받을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직업교육도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한국사회에 이주해 살고 있는 외국인이주여성들이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 등 폭력 피해를 당했을 때 365일 전화상담을 통해 베트남어, 중국어, 영어, 러시아어, 몽골어, 태국어, 캄보디아어, 따갈로그어 등 8개 국어로 상담과 통역지원을 지원하고 있다.
강수윤기자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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