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6-10-3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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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동아시아]국가인권기구 대화로 만들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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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동아시아]국가인권기구 대화로 만들어져야
국가인권기구 설치는 유엔의 권고 사항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한 국가 안에서 시민사회와의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만들어져야 한다. 이런 면에서 국가인권기구는 법정 기관이면서도 민간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국가인권기구는 사법 및 행정 체계에 인권적인 제도가 미비한 상태에서 그 유용성을 발휘한다. 차별 관행이 주된 인권 문제인 유럽과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가 주로 문제시되고 있는 동아시아와는 인권 제도를 수립하는 배경에 차이가 있다. 그러나 유럽의 많은 인권 선진국가들에 국가인권기구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이미 행정과 사법 제도에 인권적인 기준이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몽골을 포함해 동아시아 16개국 가운데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및 한국 정도가 국가인권기구를 갖고 있다. 물론 몽골도 있지만 그 의미는 작다. 또 홍콩자치정부도 기회균등위원회라는 국가인권기구가 있지만 유엔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인권위원회는 법령에 근거하지만 국가기구가 아니라 법인이다. 필리핀 인권위원회와 태국 인권위원회는 헌법 기관이다. 하지만 헌법 기관이라고 해서 인권침해를 유효하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년간 역내 국가인권기구들의 활동을 보면 국민의 인권의식과 시민사회의 성숙 정도가 국가인권기구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살인, 강제실종, 아동병사, 납치, 고문, 언론검열, 소수민족 탄압 등 전근대적인 인권유린이 일상화되고 있는 동아시아에서 국가인권기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동아시아 국가인권기구 협의체를 구성하여 아직까지 제노사이드협약에 가입하고 있지 않은 인도네시아 문제나 고문방지협약, 국제자유권조약, 국제사회권조약에 가입하고 있지 않은 브루나이, 미얀마, 말레시아, 싱가포르와 대화를 촉진하고, 국가인권기구를 갖고 있지 않은 국가와 인권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도 2009년 국가인권기구를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입 배경이 어떻든 간에 이는 중요한 변화이다.
또 이 협의체를 중심으로 역내의 인권 대화를 정례화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 유럽연합은 공식적으로 역외 국가들과 매년 인권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가인권기구들은 동아시아의 인권위원회 또는 인권재판소 설치 가능성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노력을 벌일 수 있다. 이 기구는 우선 이주노동자 인권문제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는 동아시아의 인권 발전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역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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