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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6-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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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들로 구성된 사회적 일자리, 천안모이세 <꿈.이.평화> 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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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1,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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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여성 진술서 보면서 눈물 훔쳤죠"
이주민들로 구성된 사회적 일자리, 천안모이세 <꿈.이.평화> 사업단
「꿈.이.평화」, 천안모이세
네팔에서 관광차 한국에 왔다가 2002년 남편을 만나 결혼한 서시멀러씨(30.천안시 성거읍). 결혼 전 학원을 다니며 한국어를 익혔다. 결혼 후에도 틈틈이 천안시건강가정지원센터와 상명대 한국어고급 과정을 수강하며 한국어 실력을 키웠다.
올해 세 살과 네 살인 두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집안일로 하루를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그에게 5월부터 변화가 생겼다. 아침 7시의 기상시간을 6시로 앞당겨 남편과 아이들의 등교와 출근 준비를 도운 뒤 8시 30분이면 집을 나선다.
시내버스를 타고 그가 당도하는 곳은 오룡동의 '천안모이세.' 천주교 대전교구 이주사목부부가 운영하는 이주민단체인 천안모이세의 1층 공간이 서시멀러씨의 직장이다. <꿈.이.평화>가 그곳의 이름이다.
이주민 여성들의 일터 <꿈.이.평화>
▲ 「꿈.이.평화」의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왼쪽부터 서시멀러씨, 김춘옥씨, 베남씨.
ⓒ 윤평호 '꿈.이.평화'
<꿈.이.평화>는 천안모이세가 사회적기업의 전 단계인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지난 5월초 설립한 사업단이다. 사업단의 명칭인 <꿈.이.평화>는 꿈꾸는 모이세, 주민과 함께하는 지역사회, 평화로운 지구촌을 뜻한다.
<꿈.이.평화>에는 서시멀러씨를 비롯해 천안에 정착해 살고 있는 이주민 여성 10명과 이들을 지원하는 한국인 간사 4명 등 14명이 근무한다. 다문화 교육 및 다문화 체험, 통번역, 재활용가구 리폼 등이 <꿈.이.평화>의 사업영역이다.
중국 길림성 출신의 조선족 이주민 김춘옥(36.천안시 봉명동)씨도 <꿈.이.평화>의 일원이다. 입사한 지 한달도 안됐지만 김씨는 벌써 여러 건의 통번역을 처리했다. 그 가운데 한 건은 번역 과정에서 몇 번이나 눈물을 훔쳤다.
"경찰서에서 이주민 여성이 작성한 진술서를 한국말로 번역했죠. 행복하게 살려고 한국에 왔는데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갔대요. 아이들 때문에 돌아왔지만 계속되는 폭력을 견디다 못해 경찰에 도움을 청하는 내용이었죠. 마치 제가 겪는 일인 것처럼 갑갑했습니다."
베트남의 옷 만드는 공장에서 일 하다가 남편을 만나 한국에 온 베남씨(32.천안시 원성동). 큰 아들을 낳아 2년동안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어 학원을 다닌 베남씨는 2년전부터 천안모이세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베남씨는 "한국말이 서툴러 마음 고생이 심한 다른 이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며 <꿈.이.평화>에 지원했다.
더 바빠지더라도 <꿈.이.평화> 성장 염원
▲ 「꿈.이.평화」에서 일하는 가족들.
ⓒ 윤평호 「꿈.이.평화」
<꿈.이.평화>에서 일하는 이주민 여성 10명의 출신 국가는 중국과 네팔, 필리핀, 베트남 등 4개국.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출근하며 가사와 육아를 병행하느라 서시멀러씨는 요즘 텔레비전을 볼 시간도 없어졌다. 하지만 더 바빠지더라도 <꿈.이.평화>가 무럭무럭 성장해 더 많은 이주민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다문화사회라고 하지만 <꿈.이.평화>에 출근하기 전에는 네팔과 한국 두 나라만 생각했어요.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이곳에서 일하며 이야깃거리,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가 풍부해졌죠."
같은 꿈을 갖는 김춘옥씨는 친구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털어놨다.
"조선족 동포 중에서도 재능 있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여기와서는 재능에 맞는 일을 찾지 못해 사장시키는 경우를 자주 봤어요."
첫 걸음을 내디딘 지 얼마 안됐지만 <꿈.이.평화>의 출발은 일단 괜찮은 편. 경찰서와 산업인력공단 등에서 지속적으로 통번역을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천안모이세 여경순 소장은 "최대 3년간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을 진행하는 동안은 근로자들의 인건비를 보조받지만 그 이후가 문제"라며 "<꿈.이.평화>가 사회적기업으로 발돋움하도록 지역사회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이란 공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실현하는 '착한 기업'이다.
여 소장은 "직업을 원하는 이주민 여성들은 많지만 일거리는 대부분 식당이나 공장 등에 한정돼 있다"며 "<꿈.이.평화>가 이주민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에 새 모델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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