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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6-0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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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눔운동]“분유값 없어 설탕물 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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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눔운동]“분유값 없어 설탕물 먹입니다”
필리핀女-한국男 2세 마닐라등 약1만명 추정
버려진 설움ㆍ경제난 이중고
무료진료ㆍ직업교육 등 대전외노센터 지원 활발
“식사를 못해 젖도 안 나오고 분유값이 없어 아이에게 설탕물을 먹입니다.”
애써 외면하려 하는 한국인의 그림자, ‘코피노(Kophino)’의 현주소다.
코피노는 필리핀에 어학연수를 가거나 관광을 위해 방문했던 한국 남성(Korean)과 필리핀 여성(Filipino) 사이에서 태어난 2세를 일컫는 말.
궁핍한 생활에 아버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설움까지 대전외국인이주노동자지원센터가 필리핀에서 떠나지 못하는 것도 이 아픔을 조금이나마 달래기 위해서다.
코피노의 현실은 참담함, 그 자체다.
2일 지난해부터 코피노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대전외노센터에 따르면 한국 남성에게 버려진 미혼모와 아이 모두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필리핀 여성) 대부분이 유흥업소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 교육 등은 꿈도 못 꾸고 있다”며 “영양 상태도 불량해 젖도 잘 안 나오고 아이에게 분유 사줄 돈도 없는 가정이 대부분”이라고 털어놨다.
월 4만원 분유값이 없어 많은 코피노가 기아 상태에 놓여 있고 심지어 분유값이 없어 아이에게 설탕물을 먹이는 미혼모까지 있다는 게 현지에서 활동 중인 대전외노센터 측의 전언.
김봉구 센터 소장은 “대부분 미혼모가 아이를 친정에 맡긴 채 유흥업소에 나가 돈을 벌어야 하는 형편”이라며 “이들의 삶은 예상보다 더 참담하다”고 말했다.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의 ‘짧은 만남’때문에 태어난 ‘코피노(Kophino)’.
이들은 아버지를 불러보지도 못하는 설움 속에 궁핍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과거 ‘라이따이한’에게 보냈던 한국인의 애정이 필리핀으로 옮아오기를 원하고 있다.
코피노가 사회 문제로 부각된 건 한국 어학연수생이 급증하면서부터다.
영어권인 필리핀이 어학연수지로 각광받으면서 매년 한국인 2만~4만명이 필리핀을 방문했고, 이들이 현지 여성과 성관계를 맺으면서 코피노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피임이나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 필리핀의 가톨릭 문화는 이를 더욱 부추겼다.
센터 측은 “공식적인 통계가 없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지만 현재 한국인이 다수 거주하는 마닐라 퀘존시티를 비롯해 필리핀 전역에 약 1만명의 코피노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센터는 현재 필리핀 퀘존시티에서 미혼모를 대상으로 직업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이곳에 머물고 있는 김 소장은 “최근 의료팀이 방문해 코피노와 미혼모를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펼쳤다. 지금은 미혼모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직업교육과 언어교육 등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후원금이 모이는 대로 무료급식 사업과 분유값 지원도 펼치고 있다.
대전외노센터는 지난 5월 29일부터 포털사이트 다음에 ‘필리핀에 버려진 아이들, 코피노를 도와주세요!’란 글을 올리며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이날까지 50여만원이 모인 상태다.
정성이 가득한 모금액이지만 수많은 코피노를 달래기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김 소장은 “코피노들이 당당하게 필리핀 사회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한국 국민의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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