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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10-09 08:52

"방글라데시 못가지만 괜찮아요"

글쓴이 : 디트뉴스

추천 : 569

"방글라데시 못가지만 괜찮아요"
[특집=추석을 지키는 사람들]방글라데시 출신 카말씨

방글라데시 출신 카말씨
“방글라데시에 계신 어머님께 전화 한 통 드리고 친구들 초대해서 집에서 송편 해먹어요(웃음)”

옥천의 한 방직공장에서 일을 하는 방글라데시 출신 카말 씨(39)는 한국에 와서 벌써 12년 째 추석을 맞는다. 그는 올 추석 때 베트남 출신인 부인과 함께 한국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보낸다. 물론, 햅쌀로 만든 송편도 빠질 수 없다.

혹시나 부인과 단 둘이 썰렁할까봐 근처에 있는 부인의 베트남 친구들을 집에 초대했다.

“명절이 되니까 고향 생각 많이 나요. 추석날 아침, 방글라데시에 계신 어머님께 전화 한 통 드려야죠” 부인과 친구들이 있지만 고향에 홀로 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카말 씨는 가슴 한켠이 허전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지난 주말에 열린 대전외국인 이주 노동자 종합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2006 추석맞이 한마당' 행사에 참여해 오랜만에 방글라데시 친구들을 만나 고향생각을 한시름 달랬다.

"친구들과 함께 한복도 입고 사진도 찍었어요. 한복을 입고 댄스경연대회에 나가 춤을 추는데 어찌나 쑥스럽던지(웃음)"

또 다른 계획은 없냐는 질문에 카말씨는 “올 해는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여행도 갈 수 없고 선물도 줄 수 없다” 며 “대신 저번주에 부인과 함께 금산세계인삼엑스포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친구들과 한복을 입고 찰칵~(맨 왼쪽에서 두번째가 카말씨)

방글라데시의 추석은 어떨까. 방글라데시의 추석은 ‘보헬라보이샤’ 라고 불리우며 우리나라와 달리 11월에 있다. 우리나라는 추석 연휴가 3일로 정해져 있지만 방글라데시는 추석 당일인 보헬라보이샤에만 쉰다.

대신 ‘보이샤키메라’ 라고 불리우는 작은추석에 온 가족이 모여 전통음식과 선물 등을 준비하는 모습은 우리나라와 다를바가 없다.

“추석날에는 반따밥(햅쌀밥)과 쌀떡, 쌀국을 해먹어요. 일리쉬마쓰(물고기 튀김)와 가짜모리(긴 생 고추)도 함께 곁들여 먹죠”

방글라데시도 우리나라의 전통한복처럼 그들의 전통 옷차림이 있다. 추석날 여성들은 하얀 블라우스를 입고 남성들은 ‘반자비’ 라고 불리우는 흰색 바지를 입는다. 그렇게 온 가족이 전통의상을 차려입은채 추석날 아침 함께 식사를 한다. 오후에는 추석전통노래를 부르고 ‘하이루루’ 라는 일본의 스모와 비슷한 전통놀이를 하며 보낸다.

"비록 올해는 단촐하게 추석을 보내지만 괜찮아요. 제 옆에 와이프와 친구들이 있자나요. 언젠가 제 고향 방글라데시에서도 가족들과 함께 추석을 보낼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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