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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1-2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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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가 대한민국 최고 홍보대사”-굿모닝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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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1,435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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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가 대한민국 최고 홍보대사”
[굿모닝충청人] 이주외국인 아버지 김봉구 대전 이주외국인 종합복지관장
이정민 기자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에서 주인공 트래버는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라는 과제를 받고 자신만의 생각을 펼친다.
“세 사람에게 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도와주고 그 사람이 다른 세 사람에게 도움을 줘요. 그러면 모두 9명이 되죠. 저는 또 다른 세 사람에게 도움을 줘요. 이런 방식으로 사람들이 돕고 살아간다면 이 세상은 아름다워 질 겁니다.”
대전에서도 트래버처럼 ‘베풂의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봉구(45) 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장. 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은 법률상담, 한글교육, 무료진료 등을 통해 외국인들이 낮선 한국 땅에 정착하게끔 도와주는 민간단체다.
김 관장이 외국인에 대한 복지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목원대 신학대학 졸업 직후인 지난 2003년. 그는 “학교를 졸업한 뒤 사회를 둘러보니 가장 취약한 계층이 외국인 노동자였고, 그 당시 마땅한 지원체계도 없어 돕는 일을 시작했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의 경우 아침에 일찍 출근했다가 오후 10시까지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병원에 갈 시간이 없었고 건강문제가 가장 심각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 관장이 생각해 낸 것이 무료진료소다.
2005년 이렇게 대전이주외국인무료진료소가 출발했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뜻이 있는 의사와 약사, 그리고 자원봉사자가 참여했다. 지금까지 9년간 참여한 순수한 의료봉사자만 해도 511명이고, 이들이 진료하고 돌본 이주외국인은 21개나라 1만 명이 넘는다.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처음엔 의외의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다름 아닌 외국인 노동자들의 ‘경계’다.
“우리는 순수한 목적으로 도와줬지만, 처음 그들의 생각은 달랐어요. 그들은 ‘왜 나한테 이런 좋은 일을 해주지?, 무엇인가 속셈이 있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들은 ‘이게 바로 한국의 정이구나’라고 이해하더군요.”
김 관장은 무료진료소뿐만 아니라 이주 여성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돕기 위해 취업지원, 다문화 식당 창업 지원 등의 사업도 추진했다.
“이주 여성들도 자녀들에 대한 교육열이 큽니다. 태권도장, 피아노 학원 등 자녀들을 다방면으로 교육시키고 싶지만, 대다수의 여성들은 일자리가 없어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주 여성과 그 가족들이 더 잘 살 수 있게 취업 알선 등을 해주고 있죠.”
김 관장의 도움으로 창업한 대흥동의 아시아 요리&다문화 카페는 주말이면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고, 방송에 방영될 만큼 특색 있는 음식점으로 이름이 나있다.
그가 제작한 오디오 동화책은 이주 여성과 다문화 2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베트남어와 한국어로 함께 쓰인 이 동화책은 이주 여성들의 한국어 교육과 베트남 2세들이 어머니의 나라 언어를 배우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은 이주외국인 무료진료소 외에도 부설 외국인노동자센터, 결혼이주여성센터, 다문화아동센터, 다문화도서관, 다문화어린이 장학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말 그대로 이주 외국인을 위한 종합선물세트인 셈이다.
늘 이주 외국인들을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니다보니 정작 자신을 돌볼 시간은 거의 없다. 그렇지만 김 관장이 힘들 때 이주 외국인들이 보내주는 웃음 한 송이면 어느 새 새로운 힘이 솟아난다고 그는 말한다.
요즘 들어 김 관장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가 무섭다고 한다. 바로 인터넷에 올라오는 외국인 노동자 대한 혐오 글 때문이다.
“대전에만 2만 4000명의 외국인이 살고, 정부에선 2050년 우리나라 전체 외국인을 500만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다문화, 다인종 사회는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외국인들을 배척하는 것은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에서 생각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다문화 사회에서 서로의 장점을 존중하고 이해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있죠.”
김 관장이 말하는 시너지 효과란 도대체 무엇일까. 그는 본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들을 예로 들며 설명했다.
“여기서 도움을 받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들이 찾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눌한 말투로 감사의 인사와 함께 자기나라 여행을 오면 꼭 자기를 찾아오라고 말합니다. 그런 얘기를 듣는 나는 그들에게 ‘당신들 나라에 가서도 꼭 불쌍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줘라’고 당부하곤 합니다.”
이주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안고 가면 한국 홍보대사가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본국으로 돌아간 외국인 노동자들이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며 ‘한국에서 배운 것이다’고 밝히면 도움을 받는 이웃들 또한 한국에 대한 좋은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것이 곧 대한민국을 홍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게 김 관장의 지론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곧 대한민국 홍보대사이자 국력향상의 요소입니다.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의 풍부한 인력은 우리나라에게 꼭 필요한 존재죠. 그들이 좋은 감정을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가면 한국을 홍보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돌아간 이주 외국인들을 통해 더 좋은 노동력을 유치하고, 본국에 있는 외국인들이 한국 제품을 사용하면 우리나라의 국력이 향상될 것입니다.”
인터뷰가 끝나자 기자는 그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했다. 현판 옆에서 포즈를 잡는 김 관장에게 따뜻한 햇살이 쏟아졌다. 김 관장으로 인해 대전, 더 나아가 대한민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주 외국인들도 따뜻한 햇살을 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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