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5만명을 넘어서는 국내 체류 외국인들 가운데는 공장 근로자들이 상당히 많은데요.

코리언 드림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았다가 다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10년간 사랑의 인술을 펼쳐온 봉사기관이 있습니다.

정윤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대전의 한 공장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 출신 부디안토씨는 얼마 전 무거운 물건을 들다 허리를 삐끗했습니다.

하지만 늦게까지 일을 해야 하는 데다 병원비도 아까워 제대로 된 치료를 미룰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알게 된 대전 이주외국인 무료 진료소는 그에게 천사와도 같았습니다.

<부디안토 / 인도네시아 출신 근로자> "여기 너무 좋아요. 여기 침, (치아) 스케일링 너무 좋아요."

매주 일요일 오후면 부디안토씨 같은 외국인들의 발길이 무료 진료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봉구 / 대전외국인복지관 관장> "(일을) 쉬는 휴일에는 의료기관도 휴업을 하기 때문에 이분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기가 어려운 현실입니다."

무료 진료소가 이렇게 다치거나 병이 든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이주여성, 유학생들을 돌본 지 어느덧 10년이 됐습니다.

진료소가 문을 연 2005년 800명을 갓 넘던 이용자 수는 지난해 1,700명으로 배 이상 늘었습니다.

10년 동안 만 2천 명이 무료 진료 혜택을 봤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데는 520명 자원봉사자들의 덕이 컸습니다.

양·한방과 치과 의사들이 교대로 진료에 나서고 고등학생과 대학생들도 의사들을 도왔습니다.

<이정원 / 자원봉사 한의사> "제가 갖고 있는 재능을 기부한다고 생각하지만 인격이라든지 여러 가지 면에서 발전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것을 받고 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간 1억 원에 가까운 운영비는 정부지원 없이 후원금만으로 충당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과 시민 후원이 사랑의 인술을 꽃피우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정윤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