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6-10-12 08:18
|
고용허가제 일원화와 관련한 각종 주장들의 문제점
|
 |
 조회 : 1,552
|
고용허가제 일원화와 관련한 각종 주장들의 문제점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사무국
최근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 변화를 앞두고 근거없는 주장들과 교묘한 논리들이 난무하고 있다. 2007년 1월 1일부터 산업연수생제도를 폐지하고 고용허가제로 외국인력정책을 일원화하겠다는 정부 결정에 대해 일부 각종 단체와 개인들이 현실을 호도하는 논리를 펴며 연수생제도 폐지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일부 언론의 경우 이들의 거짓된 논리와 주장을 확인없이 지면에 싣고 있어 여론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1. 고용허가제가 전면 실시될 경우 연수생제도에서는 없던 퇴직금, 상여금, 연월차 수당을 지급해야 하며 이로 인한 인건비 부담의 폭발로 중소기업들은 목을 졸리게 된다.
현행 연수생제도 하에서도 3년 기간 중 2년 동안 회사는 퇴직금, 상여금, 연월차 수당을 한국인과 같이 지급해야 한다. 1년 동안 연수생 신분으로 생활한 이주노동자들은 이후 2년간 한국인과 동일한 노동자 자격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1년 기간의 연수생 자격을 노동자로 바꾼다고 중소기업들의 인건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은 현실을 지나치게 왜곡하는 것이다. 이미 연수생제도와 고용허가제 하에서 발생하는 고용주의 부담은 사실상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고용허가제가 더 적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숙박과 식비에 대한 회사의 의무 제공 조항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2. 고용허가제 하에서 송출비리가 더욱 심해질 것이다.
고용허가제 하에서의 송출비리가 산업연수생제도보다 심각해질거라는 주장은 근거가 희박하다. 지금까지 산업연수생제도 하에서 송출과정은 전혀 투명하지 않았다. 수많은 송출회사들과 브로커들이 난립하여 갖가지 명목으로 연수생들에게 돈을 받았으나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실태조사는 이루어진 적조차 없다. 인권단체들의 실태조사에 의하면 연수생들이 한국에 들어오는 입국비용이 전체적으로 평균 500 - 600만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최근 고용허가제 신규입국자들에 대한 조사에서는 평균 입국비용이 170만원 가량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물론 송출국의 불투명한 행정으로 인해 고용허가제 하에서도 항공료 등 기본비용 이외에 비공식 입국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책임있는 기관의 모니터링과 정부차원의 규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를 두고 고용허가제가 연수생제도보다 심각한 결함을 가진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현실을 거꾸로 설명하는 것이다. 또한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 입국과정은 한국정부와 송출국 정부가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송출기관이 난립하고 있는 연수생제도에 비해 비리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주장은 산업연수생제도의 더러운 실체를 숨기기 위한 교활한 논리일 뿐이다.
3. 고용허가제로 월급이 높아지면 불법체류자가 당연히 늘 것이다.
금년 6월 30일 현재 산업연수생의 회사 이탈율은 자그마치 38%에 달한다. 3명중 1명은 회사를 이미 떠난 것이다. 그러나 고용허가제 노동자들의 경우 금년 6월까지 ‘불법체류율’은 3%에 불과하다. 연수생제도에 비해 입국비용이 상당히 줄어들면서 빚 상환 부담이 적어진 이주노동자들이 회사 이탈을 꺼리고 있는 것이라 보여진다.
4. 불법체류자 수가 고용허가제 실시 이전보다 대폭 늘었다 - 불법체류자수 : 04년 1월 13만 6천명→06년 7월 18만 7천명
04년 1월의 경우 정부가 자진귀국정책을 통해 시한부 합법화조치를 내린 직후였으며, 이로 인해 소위 ‘불법체류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불법체류자’ 수가 증가하였으나, 이는 고용허가제와는 관련이 없는 일시 합법화 대상자들의 미등록 발생현황이다. ‘불법체류자’ 발생이 늘어난 시점과 고용허가제 도입 시점이 일치할 뿐 사실상 아무런 관계가 없는 수치를 대입하는 것은 주장의 정당성을 얻기 위한 치졸한 억지이다.
5. 고용허가제로 인해 노동3권을 보장해주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임금투쟁을 할 것이다.
노동3권을 보장하면 이주노동자들이 임금인상 투쟁을 할 것이기에 이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은 매우 비열한 논리이다. 이미 3년 기간의 연수생제도 하에서 이주노동자들은 2년동안 노동자 권리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조직적인 파업투쟁을 했다는 사례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미 40년 전 가난한 한국인들이 독일에 가서 탄광 광부와 간호사로 일할 때에도 독일 정부는 노동권을 자국민과 동일하게 인정한 바 있다. 노동자가 노동3권을 보장받는 것은 그 어떠한 가치에 앞서는 존엄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노동법 규정조차 모르는 이주노동자들을 두고 쟁의행위가 우려된다며 이들의 기본권을 빼앗자는 주장을 하는 것은 차별과 인권유린을 마음놓고 저지르겠다는 비인간적인 발상이다.
6. 중소기업들이 극명히 반대하고 있기에 고용허가제 일원화를 취소해야 한다.
중소기업 고용주들이 고용허가제를 극명히 반대하고 있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 현재 인력이 부족한 산업현장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빨리 공급받기를 갈망하고 있을 뿐, 고용주들이 고용허가제를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상당수 중소기업 고용주들이 현행 고용허가제에 대해 복잡한 절차의 간소화, 입국기간 단축 등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며,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경우 강력한 반발에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이 고용허가제를 극명히 반대하고 있다는 주장은 결국 산업연수생제도를 살려내기위한 여론호도용 주장이다.
7. 실패한 고용허가제, 국내외에서 제기되고 있다. 경실련도 고용허가제도의 실패를 지적했고, 국제엠네스티 등 인권단체들도 고용허가제도가 외국인 근로자 인권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소속의 한 인사가 연수생제도의 존속을 주장하는 국회의원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고용허가제에도 문제가 많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경실련이 고용허가제의 실패를 지적했다”고 말하는 것은 심각한 사실 왜곡이 아닐 수 없다. 경실련이 고용허가제의 실패를 공식 선언했다는 보도는 어디에도 없다. 또한 국제 엠네스티가 고용허가제의 문제점을 밝힌 바 있으나, 이는 고용허가제가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음을 지적할 것이며, 결코 산업연수생제도가 고용허가제보다 나은 것임을 주장한 것이 아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고용허가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한 사례는 많지만, 합리적 판단력을 가진 그 어떤 단체도 연수생제도를 옹호하지 않고 있다.
이렇듯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교묘한 억지주장이 국회발언, 신문지면 광고 등을 통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연수생제도를 통해 거액의 돈을 벌어들인 일부 이익집단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것이며,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 보호를 외면하는 무책임한 흑색선전에 불과하다.
고용허가제 반대운동을 벌이는 이들의 의도는 분명하다. 외국인력제도를 통해 돈잔치를 벌여온 이익집단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발악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짓밟고 돈벌이에 나서려는 이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저열한 인권의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대판 노예제도’로 낙인이 찍힌 산업연수생제도를 더 이상 유지하려 하기보다는 고용허가제의 독소조항을 제거하고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도록 건강한 시민사회단체들은 더욱 힘을 모아 싸워나갈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