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인권위원회가 시작한 인권 영상프로젝트, ''시선시리즈''. 1, 3편인 ''여섯개의 시선''과 ''세번째 시선''에서 같은 소재의 다른 시선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여섯개의 시선''에서 박찬욱 감독의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와 ''세번째 시선''의 정윤철 감독의 ''잠수왕 무하마드''. 모두 외국인 노동자라는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어 두 스타감독의 스타일 비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찬욱 감독은 실화를 다룬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를 통해서 한국사회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무관심을 지적한 바 있다. 공장에서 일했던 ''찬드라''라는 네팔 외국인 노동자가 지갑을 잃어버려 음식점에서 계산을 못해 당황하여 우물쭈물댄다. 한국인과 외모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네팔인이라고 말을 해도 알아듣는 이도, 믿어주는 이도 없이 찬드라는 정신병자 취급만 받아 수년간 정신병원에서 지내게 된다.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는 무관심 속에 방치된 찬드라가 한국에서 겪는 일말의 사건을 재연과 인터뷰 등 다큐형식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박찬욱 감독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한국사회의 무관심을 지적하고 있다면, 오는 23일 개봉하는 3탄 ''세번째 시선''에서 정윤철 감독은 외국인 노동자 이야기를 다른 시점으로 보여주고 있다.

태국에서 온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 정윤철 감독은 특유의 판타지적인 내용과 화면 연출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재조명하고 있어, 다큐형식으로 보여줬던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의 박찬욱 감독과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가스공장에서 일하는 무하마드라는 외국인 노동자를 단지 한국에서 일하는 불법체류 외국인이 아닌 ''우리가 모르는 어떤 재능을 가진 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점을 통해 동정이나 연민이 아닌 동등한 시선으로 인권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각각의 새로운 인권 소재를, 또 같은 소재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진화하고 있는 ''시선시리즈''.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다룬 정윤철 감독의 ''잠수왕 무하마드'' 외에도 소녀가장, 가정 내 성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아내, 어느새 어른들의 인종차별에 물들어버린 어린아이들, 청소년 성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삶에 대한 애정을 선보이며 경쾌하게 인권 이야기를 풀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