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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1-0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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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 한글 가르치다 3개국어 절로 깨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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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 한글 가르치다 3개국어 절로 깨쳤죠”
외국인 이주여성에게 한글을 가르치던 주부 김기자씨(52)와 이성님씨(40)는 제자들을 마음으로 귀화시킨 데다 덤으로 자신들은 외국어를 익히는 보상을 받았다.
부산 여성문화회관에서 한글교습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들은 지난해 5월 특별한 제자들과 인연을 맺었다. 중학교 국어교사 출신으로 이곳에서 노인에게 한글을 가르치던 김씨와 다른 일 때문에 우연히 찾은 이씨에게 회관측이 “결혼이나 취직 때문에 한국에 와 살고 있는 외국인 이주여성에게 한국어를 가르쳐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한 것.
선뜻 수락한 두 주부는 1주일에 두차례 모두 4시간에 걸쳐 진행하는 한국어 교습 자원봉사에 나섰다. 학생들은 러시아, 필리핀, 베트남, 몽골 등 8개국 출신 55명이다. 이들은 대체로 도시 일용직 근로자에게 시집온 20대 초반 여성이다.
두 사람 모두 처음에는 한국어를 가르치기가 쉽지 않았지만 반년을 넘기니 이제 가르치는 것보다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 말한다. 다국적 제자에게서 영어와 러시아어를 배울 수 있고 이들의 타향살이 설움을 공감하면서 우리 사회의 편견에 대해 각성할 기회도 가졌다. 이씨는 “듣고 말하기가 서툰 이주여성들은 몸이 아플 때 약도 제대로 살 수 없는 고충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부부 사이에 언어 장벽으로 오해가 쌓인다’ ‘아이가 자라 유치원에 가면서부터 남과 다른 모습에 괴로워 한다’는 말도 그의 제자들이 자주 풀어놓는 고민이다.
김씨의 첫 제자로 처음에 우리말을 한마디도 못했던 러시아인 알렉산드라는 이제 한국어를 구사할 뿐 아니라 오는 9월에는 귀화자격 시험에 도전할 예정이다. 글자나 발음을 제대로 몰라 한글교실에 온 필리핀인 엠마 로즈마린 카드린은 김씨에게 한글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한다. 김씨와 이씨는 “한글교실과 같은 작은 출발이 모여 출신국과 언어가 다른 이들을 포용하는 사회가 이룩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의 사연은 부산시가 발간한 여성자원봉사자 45인의 활동수기집에 실려 여성가족부, 부산 16개 구·군 사회복지관에 배부될 예정이다.
〈김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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