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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11-0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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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 이주 자녀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힘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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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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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아픔을 예방한다" 민족사관고 봉사단 '쏘셜백신'
미등록 이주 아동들의 교육권 주장
캠페인·소식지… 정부에 건의하기도
"미등록 이주 아동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아픔을 알게 됐고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미등록 이주 아동들의 아픔을 살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거주 자격이 합법이든 불법이든 간에 이 땅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말 경남 창원에서 열린 '시민교육 아이사 태평양 대회'에서 청소년 봉사단 '쏘셜백신(Social Vaccine)' 팀원 6명은 불법 체류자 자녀인 미등록 이주 아동들의 실상을 알리며 대안을 소리높여 외쳤다. 그들에게 기본적인 교육권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미등록 이주 아동들의 기본적 교육권 강화'라는 주제로 발표한 그들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청소년 사회참여발표대회'에서 대상인 국회의장상을 수상한 자격으로 세계 각지에서 모인 전문가들 사이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에 백신 같은 존재 되고픈 6인방
쏘셜백신은 민족사관고 1·2학년 재학생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모임이다. 민사고 2학년인 이태우군과 박민형양이 지난해 용인시의 청소년의원으로 함께 봉사활동하면서 다문화 가정 아동들의 실상을 알게 된 후 모임을 추진했다. 인터넷 봉사활동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이승민(St. Mark's school 10학년)군과 1학년 재학생 3명(오창훈, 신동관, 임재현)이 동참하면서 올해 초 결성됐다. 쏘셜백신은 우리 사회에서 아픔이 있는 곳을 찾아내 그 아픈 현실과 아픔의 원인을 고민하고, 아픔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강구하자는 의미에서 지었다. 사회적 백신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현실 사회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사회의 아픔을 줄여나가려 노력하자는 목표에서 나왔다. 박민형양의 얘기다.
"지난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영어캠프를 열었는데 그때 아이들의 상처를 알게 됐어요. 겉으로는 밝았지만 속은 상처가 많더라고요. 주홍글씨를 단 미등록 이주노동자 자녀의 사정은 더 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교육밖에 없다는 확신이 섰습니다."
▲ 대회에 참여한 모습. 이승민, 이태우, 박민형, 오창훈, 신동관, 임재현(왼쪽부터).
그들은 미등록 외국인 아동들이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거주사실 확인서류만 제출하면 초등학교 입학이 가능하고, 중고등학교는 학칙에 따르게 되어 있지만, 정규 학교 교육을 받는 아동은 극히 일부라는 현실에 주목했다. 팀장 이태우군은 "신분노출을 두려워한 부모들이 자녀를 입학시키는 데 소극적이고, 설령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어에 서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재현군은 "불법체류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경우 자신의 제자라 하더라도 교사가 경찰에 신고해야 하며 외국인등록번호가 없어 인터넷강의조차 들을 수 없다는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미등록 이주 아동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의 교육권을 주장하기 위한 거리캠페인을 비롯해 각종 심포지엄에 참여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행하는 인권지 '소수자 인권 보호운동'의 학생 기자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식지를 만들고 배포했다. 홈페이지(www.socialvaccine.or.kr)를 만들어 인터넷상에서 홍보활동에 매진하기도 했다. 가장 주력한 활동은 각종 정부부처에 그들의 사연을 알리는 것. 국가인권위와 교과부, 법무부, 국민신문고 등의 문을 두드려 민원을 신청하고 건의하기도 했다. 미등록 아동들에게 공공 아이핀(I-PIN)을 부여해 EBS시청, 공공 도서관 이용 등 학습권을 넓히자고 주장했다.
청소년이라는 신분으로 다양한 활동을 한다는 것이 물론 쉽지 않았다. 절대 만만치 않은 활동이었기에 교과공부와 병행하는 것이 때론 버겁기도 했다. 이들은 야간 자율학습이 없는 학교 특성상 방과 후 매일 모여 의견을 나누고 역할 분담을 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사회 참여할 계획
그들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문을 두드린 정부 기관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것이다. 학교 교사에게만큼은 불법체류자 신고 의무를 적용하지 말자는 의미에서 요청한 출입국관리법 제84조 제1항은 현재 개정이 진행 중이다. 박민형양은 "전적으로 우리의 노력 때문만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쏘셜백신의 노력이 참고가 된 것 같아 기쁘다"며 웃었다.
쏘셜백신은 앞으로 중도입국자녀에게 관심을 가질 계획이다. 미등록 이주 아동과 달리 거주 자격은 합법이지만 학교에서 방치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들을 배려한 학급운영, 대안학교 또는 정부부처 시설 확충 등 교육적 지원을 주장할 예정이다. 쏘셜백신 활동을 하면서 스포츠 마케팅에서 인권 분야로 관심사가 바뀌었다는 이태우군은 "청소년이라면 나라의 실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하는데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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