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05-2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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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100만명 시대..다문화 정책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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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국내에 거주하는 노동.결혼 이주민이 100만명을 넘어 본격적인 '다문화.다민족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정부가 사회통합 정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외래 이주민은 지난 15일 현재 116만명으로 집계됐다. 이주민의 인적 구성은 단순 기능인력이 49만 6천명으로 가장 많고 90일 이내의 단기 체류자와 결혼이주민이 각각 30만여명과 16만여명(귀화자 4만7천명 포함)에 달한다. 이밖에 유학생(5만여명)과 전문 인력(3만여명), 예.체능 인력(4천600여명)의 순이다.
출신 국적별로 보면 노동 이주민은 필리핀, 몽골, 태국, 우즈베키스탄 등 197개국, 결혼 이민자는 베트남, 일본, 캄보디아 등 124개국에 달한다. 특히 농촌의 경우 최근 결혼하는 남성 10명중 4명이 외국인 아내를 배우자로 맞는다는 통계가 나올 만큼 '다문화 가정'은 이미 우리 사회의 보편화된 현상이다.
정부는 출입국정책을 관장하는 법무부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면서 6개 부처와 산하기관의 지원 속에 다문화 정책을 펴고 있다. 법무부는 외국인 인구의 급증 추세에 발맞춰 지난해 외국인.출입국 정책본부를 만든 데 이어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을 제정, 20일 서울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제1회 세계인의 날 행사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결혼이민자 치중, 정책사업 중첩
법무부 사회통합과의 길강묵 사무관은 "언어, 문화, 경제, 사회적 편견 등으로 한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결혼이민자들과 이들의 자녀 등 정주 외국인의 조기 사회적응을 위해 전국 14개 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 국가별 네트워크를 구축,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민자의 안정적인 정착과 가족관계 증진을 위해 결혼이민자지원센터에서 입국단계부터 결혼과 자녀양육 지원, 후원가족 매칭을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찾아가는 한글교육, 아동양육지원 서비스' 등 방문교육사업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작년 11월 다문화정책팀을 신설한 문화체육관광부도 한글교육, 문화체험 지원사업을 추진중이고 문화다양성 존중과 문화향유권 확대를 골자로 한 관련법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여성부는 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 등 인권 피해 상담을 맡는 긴급전화(1366)를 운영하며 노동부는 고용허가와 직업상담 등을 돕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 정책의 적실성이나 추진 방식 등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법무부, 복지부, 문화부 등은 정책추진 과정에서 부처 이기주의로 갈등을 빚거나 협조체제 부족에 따른 정책의 중첩, 졸속, 전시행정으로 예산을 낭비해왔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대 사회교육원의 박화서 교수(이민정책)는 "부처마다 특화방안 없이 경쟁하다보니 프로그램 상당수가 중첩된다"고 말했다. 한글교육만해도 문화부, 법무부와 복지부가 모두 실시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글교육의 주요 대상이 결혼이민자로 이주민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동자들의 정착 대책은 전무한 편"이라며 "결혼 이주민의 국적취득 지원 등 인권보호가 중요하지만 노동이주민의 통합정책은 인권, 한글교육외 취업활동 등과 접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통합 성공을 위한 과제
전문가들은 다문화정책의 주요 과제로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 탈피 ▲부처간 협조체제 ▲전향적인 이주아동 교육 등을 들고 있다.
이주민에 대한 일부 국민의 부정적 인식은 정부의 사회통합정책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자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폭력, 이주아동에 대한 학교내 왕따 등을 초래하는 주요인이다.
서울 용산에 있는 이주노동자 방송국(MWTV)에서 '뉴스팀장'으로 일하는 미얀마 출신의 아운 틴 툰씨는 "이주 노동자 일부의 범죄행위를 우리 모두의 문제로 확대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외국인 이주노동운동협의회의 우삼렬 사무처장은 "우리도 필요해 부른 만큼 이들과 더불어 살겠다는 사회적 성찰도 중요하다"며 "그들의 인격, 종교 등을 인정해주는 개방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처간 코디네이션과 관련, 박화서 교수는 "다문화 정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법무부는 출입국관리, 복지부는 외국인 질병관리, 문화부는 한글.문화교육 등 업무 분장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주 아동에 대한 교육 실패시 사회통합의 짐이 되는 만큼 교육에 힘써야 한다는 권고도 나왔다. 신상록 포천 다문화 가정지원센터 소장은 "다언어를 구사하는 이들을 교육시켜 활용하면 귀중한 인적자원이 될 수 있다"고 다문화학교의 설립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들을 잘 교육시키면 좋은 약이 되는데, 잘못하면 폭탄이 될 우려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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