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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5-1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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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땅’을 향한 한국어시험…인도네시아 전국 시험일 현지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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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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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31개 수험장 4만여명 응시 ‘역대 최다’
ㆍ고용절차 간소·급여 많아 한국행 선호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남부 판차실라대학은 몰려드는 사람들로 아침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이다. 9~10일 이틀간 자카르타·치르본·솔로·수라바야·마타람·마카사르 등 인도네시아 6개 지역 31개 수험장에서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인도네시아인 4만여명이 이 시험을 치렀다.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하려면 반드시 한국어능력시험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어능력시험이 치러진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남부 판차실라대학에서 수험생들이 고사장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제공
시험 당일 판차실라대학 주변 거리는 수험생을 싣고 온 전세 버스가 몰리면서 교통체증이 빚어질 정도였다. 사설 한국어학원에서 맞춘 단체복 차림의 수험생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여보세요 어학원’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셔츠를 입고 온 이완(30)은 “한국의 공장에서 일하고 싶다. 돈을 벌어 개인사업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치러진 제5회 한국어능력시험에는 인도네시아인 4만633명이 응시했다. 2007년 12월 치른 4회 시험 때보다 1만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다. 시험은 듣기평가 25문항과 독해 25문항이 출제됐다. 200점 만점에 80점 이상 득점자 가운데 상위 5000명이 우리 정부의 외국인고용관리시스템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들이 한국행을 원하는 것은 열악한 고용환경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법정 최저임금은 월 105만루피아, 우리 돈으로 12만원이 조금 넘는다. 그나마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자바 서부 반둥의 한 기계부품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피안(27)은 “실업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주변 공장에서 노동자를 정리해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직속 기구인 송출보호청 와얀 만디 송출국장은“다른 나라에 비해 송출과정이 간소하고 급여도 많아서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한국행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현지 사설 한국어학원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판차실라대학에서 만난 데파타(여·22)는 “학원등록비와 수강료 등으로 300만루피아를 냈다”면서 “내가 다니는 학원에만 1000여명의 수강생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어학원이 인기다 보니 ‘짝퉁 학원’도 속출하고 있다. 전체 학원 수백여 곳 중에 정식 등록된 곳은 30곳에 불과하다. 박진려 하나어학원 원장은 “미등록 학원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산업연수생으로 일한 사람들을 강사로 쓰기 때문에 교육의 질이 낮다”고 말했다.
하형소 주인도네시아대사관 노무관은 “지난해 10월 이후 이곳 기업들이 전체적으로 10~15%가량 인력을 감축했다”며 “한국어능력 등이 검증된 우수한 인력은 국내 기업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 | 정제혁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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