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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3-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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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지역 외국인 근로자 대부 스리랑카 승려 산뜨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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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1,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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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충상담 24시간도 부족… 그들 있는한 떠날수 없죠
2003년 한국땅 처음 밟아… 독학 한국어는 수준급
한국 국적 반드시 취득 외국인 근로자 대변인 될 것
"머나먼 이국 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포를 돕는 것은 종교인으로서 당연한 의무입니다."
스리랑카 출신 승려로서 구미시 '꿈을 이루는 사람들 마하붓다센터' 산뜨시리(32)센터장은 이 지역 외국인근로자들의 대부로 통한다. 합법체류자나 불법체류자나 너나 할 것 없이 구미지역 외국인근로자들은 어려움이 생기면 산뜨리시를 찾아 간다. 한국어와 영어까지 수준급이어서 스리랑카출신은 물론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다른 동남아지역 근로자들도 자신들의 어려움을 털어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일과는 오전 5시30분에 일어나 1시간 가량 기도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하루종일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고충을 상담한다.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사업장내 폭력 등이 상담의 주된 내용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 근로자들을 대신해 문제를 해결해 준다.
아픈 사람은 병원에 데려다 주고, 체불임금을 대신 받아 주기도 한다. 실직하거나 몸이 아픈 근로자들이 새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돌봐 주는 일도 빠뜨릴 수 없다. 실직자들이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새 일자리를 찾아 고용지원센터를 찾고 관계기관에 비자연장을 호소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외국인근로자들이 하는 일은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3D업종으로 이들이 없으면 상당수 제조, 건설업 분야는 마비될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위기로 외국인근로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 한국인의 일자리를 뺏는 존재가 아니라 한국의 경제성장에 없어서는 안 될 이웃으로 인식을 전환했으면 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학기에 구미1대학 아동복지과 야간부에 진학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해 보다 효율적으로 다문화가정 어린이를 돕기 위해 아동복지과를 택했다. 하루종일 상담자원봉사를 하고 오후 6시∼10시30분 수업을 받는다.
이 대학 아동복지과 시옥진(46)교수는 "개강 후 첫 수업시간에 산뜨리시 스님이 제일 앞에 앉아 너무나 진지한 자세로 수업에 임하는 모습을 보고 감명 받았다"고 말했다. 대학측도 등록금 50% 면제 장학금 혜택을 주기로 했다.
산뜨시리씨가 한국땅을 처음 밟은 것은 2003년. 그는 10살때 승려가 돼 스리랑카 명문인 여와르나부레 대학에서 역사와 고고학을 전공한 엘리트 계층이다. 당시 유럽여행을 생각하던차에 스리랑카를 방문한 한국인 승려의 권유로 여행비자로 입국했다. 이후 이주노동자들의 어려움을 보고 이듬해 종교비자로 재입국했다.
경기 지역에서 외국인근로자들을 지원하다 2005년 구미지역 이주노동자 지원단체인 '꿈을 이루는 사람들' 대표인 진오 스님과 합류했다.
"처음 한국에 올때는 한국어교재를 구입해 독학으로, 이후에는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같은 곳에서 하는 한국어강좌를 통해 한국어를 익혔다"며 "스리랑카에서 영어공부를 해 둔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 지원에 가장 큰 어려움은 아무래도 언어장벽과 부족한 법률지식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치며 한국어를 익혔고, 2년여 노동부와 법무사 사무실을 제집처럼 들락거리면서 공부했다.
열대지방 출신이라 한국의 겨울 추위를 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요즘도 겨울에는 옷을 5겹씩 껴입는다. 초기에는 낯선 음식으로 카레와 밥만 먹다가 요즘은 된장찌개 애호가가 될 정도로 적응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걱정은 상담센터 운영비 마련이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요즘 주말에는 50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찾아 오는데 쌀과 반찬거리 마련이 당장 걱정"이라며 "고국 생각도 나지만 외국인근로자들이 여기에 있는 한 이곳을 떠날수가 없고, 한국 국적을 취득해 진정한 외국인 근로자들의 대변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병용 기자 yong12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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