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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11-1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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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사는 시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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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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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사는 시댁
지난달말 중국에서 알고 지내던 한의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옌볜조선족자치주 옌지시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그는 재중동포(조선족)로 옌지에서는 중산층에 속하는 부류였다.
나름대로 치료를 잘 한다고 소문이 나 먹고사는데는 별 문제가 없다던 그가 돈을 벌기위해 한국에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3개월 동안 일 할 수 있는 곳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이후 수차례의 전화 통화를 통해 ‘한국에서는 목돈을 벌기위해 왔으며 서울의 한 한의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결국 그도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 온 것이었다. 중국 현지에서는 그런대로 살만하지만 미래를 위해, 자식들을 위해 과감하게 한국행을 택한 것이다.
현재 한국에 나와있는 재중 동포들은 불법체류자까지 포함, 최대 20여만명에 달 할 것으로 추산된다는 통계도 있다. 이는 중국에 거주하는 200여만명의 조선족 인구중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들이 한국으로 오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돈’이다. 일자리만 잘 잡으면 말그대로 팔자를 고칠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에 와서 큰 돈도 벌고 기술을 익혀 중국에서 잘 사는 동포들도 많다.
돌이켜 보면 한국인들도 돈을 벌기위해 미국,일본,독일로 건너간 적이 있다.지금 한국으로 들어오는 재중동포들의 처지와 비슷했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도 당시 유엔에 가입한 120개 국가중 두번째로 못사는 나라였다. 그들이 벌어들인 돈은 국가경제를 근대화하는데 종자돈이 돼 60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한국에 온 재중동포와 당시 외국으로 나간 한국인들은 그들이 간 곳이 ‘낯선 외국이나 그리운 모국이냐’ 의 차이일 뿐 목적은 같았다.
하지만 고국인 한국에서 재중동포들은 기다리는 것은 고된 삶과 무시,냉대였다. 그리운 고국의 품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들은 한국을 ‘성질이 못된 시어머니가 있는 돈 좀 있는 시댁’으로 부른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인지 몰라도 요즘에는 한국보다는 일본,사이판,유럽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그곳에서도 역시 고생은 되지만 ‘잘 사는 시댁’에서 받는 만큼의 무시와 편견은 없다고 한다.
고향을 떠나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그들의 고단한 삶을 보듬어 줄 사람은 바로 우리 한국인들이다. 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와 작은 관심이라도 가져 준자면 고국의 포근한 품에서 겨울을 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은 ‘잘 사는 시댁’이 아닌 ‘못살아도 포근한 친정’을 원하고 있다. <행정 3부=金在喆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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