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아시아 본토 요리 기대하세요"
결혼이주여성들 다문화 식당 '아이맛이야' 대흥동에 개업
문승현 김상용 | papa@ggilbo.com
결혼이주여성들이 만들어가는 아시아요리 & 다문화카페 '아이맛이야(I'm Asia)'가 19일 대전 중구 대흥동에 개업해 많은 시민들이 음식을 맛보고 있다.
국내 결혼이주여성 20만 시대, 이들의 희망과 경제적 자립을 꿈꾸는 다문화식당이 대전지역에선 최초로 문을 열었다.
19일 오전 11시 30분 대전 중구 우리들공원 일대가 100여 명 인파로 갑자기 들썩였다. 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관장 김봉구)이 1억여 원을 끌어 모아 개업한 아시아요리 전문 식당 I’m Asia(아이맛이아)를 찾은 손님들이다.
식당에서 일하게 될 6명의 이주여성들도 밀어닥치는 손님 행렬에 싱글벙글. 김준구 복지관 사무국장은 “식당 오픈을 알리는 초대장 3000장을 보냈고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열심히 홍보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아이맛이아’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태국, 우즈베키스탄 등 출신 이주여성들이 자국 음식을 직접 요리해 내놓는다. 외국인들은 고향 음식을 맛볼 수 있고, 한국인들은 독특한 아시아 음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소통과 만남의 장으로 가꾸겠다는 게 이 식당의 목표다.
또 이주여성 8명으로 구성된 케이터링(전문출장부페)팀은 내달 대전세계조리사대회에서 맛체험 부스를 운영, 팟시유꿍과 나시고랭 등 아시아 요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준구 사무국장은 “지난 1년 간 전국의 다문화식당을 돌며 성공과 실패사례를 분석해 오늘에 이르렀다”며 “이주여성의 새로운 자립모델로서 일자리 및 소득창출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대전시 건강카페를 모범삼아 스낵바 형식의 프랜차이즈 식당을 만드는 건 장기 과제로 꼽았다.
식당 주방의 맏언니 노옥자(42)씨도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노 씨는 “3번에 걸친 실패를 이기고 한식조리사자격증을 땄지만 막상 식당에 취업해 보니 하는 건 허드렛일에 돈(월급)도 적었다. 조선족이 아니었다면 (내가) 그런 대접을 받았겠느냐”며 잠깐 한숨을 쉬었다.
이어 그녀는 “이번 식당 개업을 준비하며 만난 주방 식구들과 함께 열심히 일해 돈도 벌고 내 식당도 하나 갖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외국인을 만나면 제일 먼저 ‘너 어느 나라에서 왔니?’라고 묻는다. 그의 대답이 나오면 이제 머릿속에 당장 그 나라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떠오른다. 이어서 좌변에 그 나라의 GDP, 우변에 우리나라의 GDP를 놓는다. 그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좌변과 우변 사이에 들어올 부등호의 방향에 따라 달라진다.”
직설적인 화법으로 유명한 진중권(동양대 교양학부) 교수가 자신의 기고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는 여기에서 국가주의와 화폐 중심의 시장주의, 사람을 위아래로 놓고 보는 보수주의 등을 꼬집었다.
고백컨대 기자 본인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노옥자(중국), 아스트리다(인도네시아·35), 김미선(베트남·27), 팜티응억라이(베트남·27), 스로스(캄보디아·28), 이리나(우즈베키스탄·28). I’m Asia(아이맛이아) 그녀들의 이름을 가만히 되뇌이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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