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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3-2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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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도 진료 받고 싶다… 병·의원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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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1,993  추천 : 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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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40%가 건보 미가입
ㆍ무료진료소 의존… 그나마 의사·약 태부족
ㆍ공중보건의 파견·불법체류자 건보 등 절실
지난 22일 오후 3시 대전 중구 은행동 대전이주외국인무료진료센터.
이주노동자인 몽골인 ㄱ씨(30)는 “결핵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병·의원에 한 번 안 갔느냐”는 의료진의 설명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ㄱ씨는 “몇 개월 전부터 기침 등 감기증상이 있었지만 월~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계속되는 공장 일 때문에 병원에 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동안 이루어진 무료진료에는 대전지역 공단 등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70여명이 찾아와 북적댔다.
일요일 이외에는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람, 몇 천원의 진료비도 부담되는 사람,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 등 사연도 갖가지였다.
이주노동자들이 열악한 의료 환경에 내몰리고 있다.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체류 외국인 100만명 시대를 맞고 있지만 이들이 마음놓고 진료받을 곳이 없다.
한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지난 22일 대전이주외국인 무료진료센터에서 혈압을 재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무료진료소 = 저임금 속에 밤낮으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병·의원은 그림의 떡이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몸이 아파도 평일 낮에는 병·의원에 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전체 이주노동자의 40%에 이르는 건강보험 미가입자들에게 병·의원은 사치다.
감기에 한 번 걸려도 진료비가 1만5000~2만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민간단체 등이 운영하는 무료진료소가 유일한 의료기관이지만 턱없이 모자라는 것이 현실이다.
이주노동자들이 일요일 등에 무료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민간 무료진료소는 전국에 49개뿐이다.
그나마 39개는 서울·경기에 집중해 있고 영남(7개)·충청(2개)·호남(1개) 등에는 소수에 그친다.
◇약과 장비와 사람이 없는 진료소 = 진료소엔 약이 없다. 대전·영남지역 무료진료소의 경우 공장·공사장 등에서 중노동을 하는 이주노동자가 많아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외용소염진통제의 수요가 많지만 약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후원회비 등에 의존하는 진료센터의 열악한 재정형편상 약을 살 수 있는 돈이 없기 때문이다.
장비도 모자라 간이의자 등에서 진료를 하는 경우도 많다. 경산이주노동자센터 김헌주 소장은 “소염진통제 등 꼭 필요한 약이 없어 환자를 그냥 보낼 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상근 의료진 없이 자원봉사에 나서는 의사들이 돌아가며 진료를 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환자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시급한 대책 = 무료진료소 관계자들은 정부나 지자체가 예산을 편성해 지속적으로 의약품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노숙자무료진료센터 등에 공중보건의를 파견한 것처럼 이주노동자 무료진료소에도 공중보건의를 파견, 환자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전외국인이주노동자종합지원센터 최인환 의료부장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은 정부가 공중보건의를 파견해 진료소 업무를 체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며 “인도적 차원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불법체류자)들도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일·최슬기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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