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민자 가족캠프' 인제대 이영호 교수

"결혼이주여성이 한국 사회에 제대로 정착하려면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배려가 가장 중요합니다"

김해시건강가정지원센터장인 인제대 사회복지학과 이영호(47·사진)교수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조건으로 주변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특히 이 교수는 남편의 역할을 강조했다. 베트남과 필리핀,중국 국적의 여성들과 결혼하는 남성 대부분이 30~40대인데다 부모 의존적 성향이 강해 아내를 먼저 이해하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따라와 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언어소통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갈등을 겪는가 하면 심지어 인격모독과 폭력까지 동반하게 된다고 한다.

이 교수는 나아가 남편들에 대한 교육은 물론 시부모와 남편,결혼이주여성 등 가족단위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1박 2일동안 김해지역 14가족을 대상으로 '결혼이민자 가족캠프'행사를 가진 결과 가족 간의 배려와 문화적 이해도가 상당히 향상됐다는 것.

그는 "행사에서 시부모는 시부모끼리,남편은 남편끼리 모여 서로의 어려움과 갈등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서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며 가족단위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외국 여성이 한국 사람과 결혼하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경제적인 문제인데 실상은 가난한 농촌지역 남성들과 결혼하는 경우가 많아 출발부터 갈등을 빚고 있다"며 "새터민들에 대한 지원책처럼 결혼당시 여성결혼이민 가정에 정착금을 지원하는 등 경제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밖에 결혼이주여성 정책에 대한 정부나 지자체의 일관성 없는 행정체제를 지적했다. 정부의 경우 결혼이주여성 지원과 정책은 현재 여성가족부,보건복지부,농림부 등 여러 부처가 맡고 있는데 이 때문에 일관적인 행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결혼이주여성 가정을 보면 각 가정마다 갈등 요인이 다르기 때문에 현실적 욕구를 제대로 파악해 그에 맞는 지원, 즉 맞춤식 지원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이주여성 가정이 전체 결혼의 13%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정부나 지자체가 이들을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식하고,이들이 가진 인적자원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