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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4-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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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잃고 집잃은 외국인 근로자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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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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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잃고 집잃은 외국인 근로자 ‘망연자실’
“한국에서 더 일하고 싶어요. 고국에 있는 가족 때문에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최근 회사대표가 수백억원대의 부도를 내고 잠적한 금산의 W사. 17일 오전 찾은 이 회사에는 태국인 근로자 6명이 조립식건물 앞에서 햇볕을 쬐며 앞날을 걱정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얼마 전 대표인 K씨(44)가 부도를 낸 뒤 외국으로 출국, 공장이 문을 닫은 상태고 일하던 직원 70여명 가운데 외국인근로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정문에는 채권단이 설치한 바리케이드가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고 있으며 공장 내부집기와 기계는 붉은색 차압딱지가 을씨년스럽게 붙어있어 밖의 따뜻한 봄 햇살과 대조를 보였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다른 일자리를 찾아 나선 것과는 달리 외국인근로자 6명(남자 3, 여자 3)은 갈 곳이 없어 조립식 건물에서 숙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벌써 열흘 전에 전기와 수도가 끊겨 이들은 찬 바닥에서 생활 중이며 물도 제때 나오지 않아 식수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립식 건물에는 보일러가 설치돼 있지만 전기가 끊긴 상황에서는 무용지물. 이들은 밤이 되면 추위를 견디지 못해 건물 사이에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견디며 하루하루를 보낸다고 한다.
다행히 회사 구내식당에 남겨진 쌀과 밑반찬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얼마 가지 못해 조만간 밥도 굶을 처지에 놓여 있다.
이들이 겪는 고통 가운데 하나는 바로 두 달째 밀린 급여 250여만원. 이 돈이면 태국에서 4인 가족이 7-8개월을 너끈히 보낼 수 있는데 벌써 두 달이나 돈을 보내지 못해 심적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곳에서 6개월간 일했다는 타와룬씨(38)는 “태국에 아내와 두 자녀가 있는데 돈을 보내주지 못해 걱정”이라며 “아직은 생활에 문제가 없지만 당장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생활이 어려울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입국한 이들은 아직 연수기간이 남아 다른 회사로 옮길 수도 있지만 이것 또한 기약이 없어 당분간 이곳에 머물러야 하는 실정이다.
스물셋의 태국 아가씨 진차이씨(23)는 “부모님과 동생들이 보고싶어 태국에 돌아가고 싶지만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아니다”라며 “밀린 월급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신진호·금산=맹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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