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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5-2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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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노동자]그들의 숙소는 공장 옥상의 컨테이너가 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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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노동자]그들의 숙소는 공장 옥상의 컨테이너가 고작
[쿠키 사회] "일거리가 줄었다고 당분간 나오지 말래요. 며칠 기다려보고 연락없으면 다른 데 알아봐야죠."
사출·섬유공장을 거쳐 현재 대구 성서공단내 로봇 용접공장에서 일한다는 발렌티노씨(28·인도네시아). 일주일 전 사장으로부터 "물량이 많아질 때까지 공장에 나오지 마라"는 갑작스러운 통보를 받았다. 별 수 없이 지금까지 쉬고 있지만, 놀고 있는 처지를 생각하면 앞 날이 막막하다.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종종 있는 일이다. 한국 이주 5년째지만 저금한 돈이 없다는 그는 "일이 줄면 대부분 이주노동자한테 쉬라고 한다. 한국인 근로자들에게는 그런 일 없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성서공단 이주노동자들에게 잔업이나 특근은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하루 평균 근무는 11∼12시간. 주로 야근이다. 한국인 근로자들이 야근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토·일요일 근무도 흔하다. 한 달 동안 하루, 이틀 쉬는 곳도 있다. 네팔에서 온 지 4년째인 스리스타씨(34)는 "이주노동자는 무조건 잔업이나 특근을 해야 한다"면서 "안 하려 하면 불성실 이주노동자로 찍히고 불이익을 받는다"고 말했다. 더구나 특근·야간 수당은 상당수 회사에서 한국인에게만 적용한다고 불만이다. 이남씨(34·파키스탄)는 "모국에서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한 달간 휴가를 신청했는데 회사측에서 송출업체에다 계약해지 통보하고 파키스탄으로 돌아가라고 해 결국 가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작업장 환경은 말 그대로 3D다. 이주노동자들은 금형, 용접, 섬유, 도금, 플라스틱 사출 등의 일을 한다. 대부분 영세업체들이다. 작업장은 환기가 잘 안돼 온갖 먼지와냄새가 심하다. 조명시설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어둠침침한 곳이 대다수. 식사시간, 휴식시간을 이용해 잠시 앉을 휴게실 하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른 일자리를 찾고 있다는 와완씨(27·인도네시아)는 "10분이라도 짬이 나면 대부분 이주노동자들은 기숙사로 올라간다"면서 "잠깐이라도 공장 밖으로 나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로했다. 주니칸씨(29·인도네시아)는 이전에 다니던 한 섬유회사의 경우 점심시간으로 10∼15분만 주었다고 했다.
점심시간에는 이주노동자들끼리 모여 밥을 먹는다. 한 자리에 어울려 먹는 공장은 가끔 있을 뿐이다. 파이살씨(32·방글라데시)는 "한국 노동자들은 우리가 먹는 반찬을 안 먹는다"면서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너무 억울하다"고 불쾌함을 토로했다.
공장 옥상에 있는 컨테이너가 이들의 기숙사다. 모두 누우면 꽉 찰 정도로 협소하다. 냉·난방은 물론 샤워, 정상적인 식생활도 힘든 구조다. 가스연결이 안 되거나 물이 안 나오는 기숙사도 적잖다. 며칠전 강원도 양구에서 기숙사인 컨테이너에 전기장판을 깔아놓고 자던 태국인 이주노동자들이 누전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참혹하게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요즘 들어서는 공장 밖에서 자취를 하는 이주노동자가 점차 늘고 있다.
가장 힘든 점은 언어장벽. 이 때문에 한국인 노동자와 오해가 생기는 일도 빈번하다.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입국했다는 발렌티노씨는 "사장을 가리키며 '당신'이라고 했더니 마구 화를 내면서 소리쳤다"면서 "영어로 말해도 대부분 알아듣지 못해 답답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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