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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6-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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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은 잘해도 이해력은 크게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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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은 잘해도 이해력은 크게 부족
국제결혼가정, 자녀교육 열정 높아
이관용 기자 lee@cynews.co.kr
지역공동체 교육기회 확대 지원 필요
국제결혼으로 다문화가정이 증가하면서 이들 사이에 태어난 자녀교육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지역 총각과 결혼한 외국인 주부들이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응이나 언어문제보다는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주부들은 한국어가 익숙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이를 낳게 되면 언어습득능력이 저하되고 또래집단에서 소외를 받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또한 자녀가 한글에 대한 이해력이 낮은 상태에서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따돌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불안해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주위 시선의 변화와 외국인여성이 자녀를 교육시킬 수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국제결혼가정 해마다 늘어
청양군이 지난해 조사한 결혼 이민자 수는 80명으로 2005년도 59명보다 21명이 증가했다. 외국인 여성주부를 국적별로 살펴보면 일본 13명, 필리핀 23명, 중국 19명, 베트남 22명, 우즈베키스탄 2명, 캄보디아 1명으로 집계됐다. 국제결혼이 인접국가인 일본과 중국을 대상으로 추진돼 왔으나 최근에는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다문화가정 자녀수는 미취학 아동이 66명, 초등학생이 43명, 중학생이 4명, 고등학생이 2명으로 총 115명이며 이들은 코시안(한국인과 아시아인 사이의 혼열아), 온누리안(국제사회 결혼가정을 통칭하는 말)이라 불리며 지역사회 일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이에 군은 국제결혼가정에 우리문화를 보급하여 지역민과 융합할 수 있도록 한글, 요리, 예절, 가족교실, 아동학습지원, 결혼이민자학습사업에 4천1백만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교육청도 7백93만 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한국어·문화유적지탐방· 전통음악·민속놀이를 운영, 다문화가정의 사회적응을 돕고 있다.
코시안, 온누리안 우리도 한국인
다문화가정의 교육문제는 자녀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다. 한국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주부들은 아이가 태어났다는 기쁨에 앞서 ‘어떻게 키울까'라는 고민에 빠져든다. 그녀들도 유아기 언어·인지발달 수준이 취학기 학습능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알고 있으나 미숙한 한국어와 부족한 학습력이 자녀한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자녀들을 유아전문교육기관에 맡길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는 농촌으로 시집온 여성들의 대다수가 가정형편이 사회적으로 낮은 편에 속하고 부유계층에 속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외국인주부들이 자녀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을 하려고 해도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다. 또한 지역에서 이들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기관이나 업체가 부족한 것도 다문화가정의 경제를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말은 잘해도 읽고 쓰기는 약해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또래 아이들에 비해 읽기와 쓰기가 약하다는 평이다.
교육청에 따르면 외국인 어머니를 두고 있는 초등학생들은 말하기나 행동에서 일반 학생들과 차이가 없으나 생각을 글로 옮기거나 지문을 이해하는 능력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특히 부모의 한국말이 서투를 경우 정확한 발음과 겹받침이 들어가는 단어를 잘 모르거나 기초적인 언어 능력이 저조하고 응용문제 해결 능력이 일반학생들에 비해 낮다는 지적이다. 서우림 운곡초 교사는 “언어능력이 낮은 상태에서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학생들은 읽기와 발표를 꺼리는 경향이 있고 소외가정 학생들처럼 학교생활에 자신감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서 교사는 또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언어에 대한 이해력이 일반 학생들보다 낮은 경우도 있어 소극적인 학교생활로 이어진다"며 “이는 원만한 교우관계를 형성하는데도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역사적 문제에 민감한 다문화가정
주변국들과 역사문제로 마찰이 생길 때마다 다문화가정 학부모들은 긴장하게 된다. 독도문제로 일본과 외교적인 마찰이 발생했을 당시 일본인 학부모들은 혹시나 자녀들이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속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또 중국이 자신의 영토 안에 있는 유적지를 중국역사에 포함시키려는 ‘동북공정'이 뉴스나 대중매체를 통해 보도됐을 때도 자녀들을 걱정해야 했다.
일본인 주부 와다나베씨는 “한국으로 시집와 자녀를 키우면서 양국간에 역사적인 문제로 마찰이 발생했을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않는다"며 “한국인으로 생활하고 있는 자녀들이 역사문제로 친구나 사회로부터 피해를 보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외국인 여성과 결혼해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양모씨는 “집사람의 모국과 외교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자녀가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된다"며 “사회적인 문제가 자녀교육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도수 참가정실천운동본부원장은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한국인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에 비해 국어능력이 다소 낮을 수는 있으나 한국사회에 적응을 돕기 위한 교육활동이 지속적으로 지원되면 교육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김 원장은 “사회가 외국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편견 없이 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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