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4-14 10:08
|
"이주 여성들의 무지개 꿈을 키워 주세요"
|
 |
 조회 : 1,091
|
청주시내에 음식점 갖춘 다문화 창업공동체 등장
각국 전통 민속공예품 직접 만들어 현장판매
청주에 외국에서 시집와 생활하는 이주 여성들의 창업공동체가 처음으로 생겼다.
청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13일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2가 신한은행 청주지점 맞은편에 다문화 멀티마켓인 '떴다 무지개' 개소식을 가졌다. 여러 색깔을 지닌 무지개처럼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함께 모여 희망의 씨앗을 틔우자는 의미로 마켓 이름을 붙였다.
200㎡ 규모의 다문화 멀티마켓은 이주 여성들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을 비롯해 외국 민속공예품 판매장과 생산코너 등을 갖추고 있다.
▲ 13일 청주시 남문로 2가에 문을 연 다문화 식당‘무지개 시루’에서 외국 출신 이주 여성 등이 직접 만든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유태종 기자
'무지개 시루'라는 이름의 식당은 일본, 몽골, 중국 등의 이주 여성 5명이 운영한다. 외국인 노동자와 센터 방문자, 일반 시민 등을 대상으로 한국 음식과 중국 고추순대, 일본 스시, 베트남 쌀국수 등 각 국가의 전통음식을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이날 개소식에서도 몽골 전통음식인 양고기를 넣은 만두 등 다양한 음식들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월~금요일 한국 음식 메뉴를 중심으로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저녁에는 단체 예약 주문을 받아 아시아 전통음식을 제공한다. 점심식사 기본가격은 3000원이며, 외국 음식을 별도 주문할 경우 재료에 따라 500~2000원 가량을 추가로 받는다.
일본에서 시집온 오오타 기미에(45)씨는 "한국 등 웬만한 나라의 음식 만드는 법을 꼼꼼히 배워 정성껏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지린성 출신 조선족 동포 조인숙(44)씨는 "고향에서 먹던 음식맛을 되살려 손님들에게 대접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식당 바로 옆에는 우즈베키스탄, 몽골, 베트남, 일본, 중국,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등 8개국의 전통 공예품과 민속 의상, 향신료 등을 판매하는 '무지개 나라'가 자리잡고 있다. 또 이주 여성 18명이 한지 등을 활용해 직접 명함케이스 등 각종 공예품을 생산하는 '무지개 고리'도 갖췄다.
이날 문을 연 식당과 매장들은 이주여성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되, 3년 동안의 성과를 분석해 사회적 기업으로 발돋움시킨다는 구상이다. 청주시는 이곳에 근무하는 이주 여성 8명의 인건비 등을 지원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이밖에 이주 여성들이 고국의 역사, 풍습, 문화를 한국에 심는 다문화강사단 '무지개 다리'와 통·번역서비스 모임인 '무지개 소리'도 운영 중이다.
고은영(47) 센터장은 "'떴다 무지개'는 낯선 환경에서 생활하는 이주 여성들에게 아늑한 쉼터를 제공하고 자립 기반을 마련해주는 전국 최초의 창업공동체"라며 "무지개처럼 찬란한 희망의 공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떴다 무지개' 식당 홍보를 위해 15일까지 무료 시식행사도 갖는다. ☎(043)223-5253
유태종 기자 youh@chosun.com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