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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9-2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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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기자단 지역신문발전기금 공동기획취재(국내, 태국, 베트남) 보도기사 6(부산일보,강원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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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기자단 지역신문발전기금 공동기획취재(국내, 태국, 베트남) 보도기사 6
<부산일보>
[이주여성 10만 시대 코리안 드림의 빛과 그늘] <상> 현지 부모들 "먼 하늘만 봐요"
결혼 빚·딸 걱정에 속 타는 나날
"살림 펴보자" 수천명씩 한국행 결혼비용 마련
사진 설명: 지난 2000년 한국으로 시집 간 사와파씨의 부모가 그네에 앉아 딸의 결혼사진을 보고 있다. 사진제공=다문화공동취재단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사는 이주여성 10명 중 3명이 동남아시아 출신. 이들은 '한국 가면 돈을 벌고, 한국 남자는 자상하다'는 생각에서 한국행을 택한다. 하지만 매년 이들의 이혼 수가 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이에 본보와 한국언론재단은 베트남과 타이의 현지 가정을 방문해 딸을 보낸 부모들의 희망과 걱정을 취재, '이주여성 10만 시대'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지난 여름, 베트남 남부 메콩강의 섬마을 하우지앙. 섭씨 26도의 후텁지근한 날씨 속에 취재진은 2006년 11월 부산으로 시집 간 썸베틴(가명·23)씨의 어머니 밋난(가명·53)씨를 만났다.
밋난씨는 "한류열풍 속에 딸은 한국 남자에게 시집 가겠다고 자주 말했다"고 했다. 밋난씨는 "딸이 좋아서 한 결혼이지만 섭섭한 마음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베트남·타이에서 매년 수천명의 여성이 한국인과 결혼하지만 썸베틴씨처럼 한국 남자가 좋아서 결혼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가정형편이나 일자리 부족 등의 경제적 이유와 '한국에 가서 인생을 바꿔보자'는 각오로 한국행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빚을 내어 딸을 한국에 보낸 티옹(49·여)씨의 가정도 그런 경우다. 베트남 하이퐁시에 사는 티옹씨의 딸 티엔(가명·23)씨는 "한국에 가서 돈을 벌어 동생 학비를 대겠다"며 결혼비용으로 300만원만 구해 달라고 했다. 티옹씨는 급전을 마련했고 그 돈은 고스란히 결혼중개업자에게 들어갔다. 딸은 2005년 7월 경남 양산시로 시집갔다.
타이의 농부 얏(67)씨의 사정도 티옹씨와 비슷하다. 큰딸인 사와파(41)씨는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일손을 도왔다.
그러다 얏씨가 시작한 장사가 망하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빚 때문에 시집도 못 간 사와파씨는 '한국으로 가겠다'며 도시로 떠났다. 어느 날 딸은 '결혼업체에서 받은 돈'이라며 2만바트(한국돈 60만원)를 건넸다. 딸은 2000년 1월 전남 순천으로 떠났다.
티엔씨와 사와파씨처럼 상당수의 베트남·타이 여성들이 한국서 돈을 벌 목적으로 결혼을 택한다. 여기에다 한국 남자들이 일본·대만인보다 친절하고 돈도 더 잘 번다는 '소문'도 한국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한국행은 쉽지 않다. 우선 결혼중개업체에 줄 100만~300만원의 결혼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비용의 대부분은 부모에게 신세를 진다.
한국서 만난 베트남 여성 티엔씨는 "남편이 친절하고 잘해 주지만 최근에 직장을 잃으면서 걱정이 많아졌다"며 "한국 오기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 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딸 때문에 빚을 진 티옹씨는 "빚도 걱정이지만 딸과 헤어진 게 가슴이 아프다"며 "일생에 한번뿐인 결혼을 딸이 너무 쉽게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염 대표는 "대부분의 이주여성들이 한국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나 지식 없이 막연하게 오다 보니 적응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다문화시대를 맞아 정부와 시민단체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주여성들도 한국행을 결심하는 순간부터 많은 문제점이 발생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대식 기자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주여성 10만 시대 코리안 드림의 빛과 그늘] <중> 가난에서 비롯된 잘못된 만남
불법 결혼업체 난립 출발부터 삐걱
돈벌이 급급 기숙사서 '간택' 기다려야
사진 설명: 베트남 호찌민 주재 한국 총영사관 앞에서 20대의 베트남 여성들이 비자 심사를 받기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다문화공동취재단
지난 7월말 베트남 호찌민 시내의 한국 총영사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 수십명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여성들 대부분은 한국행 비자를 받기 위한 인터뷰를 하러 왔다. 물론 결혼 때문이다.
영사관에서 만난 쪼메이닌(23·여)씨는 얼마 전 결혼한 한국 남편의 직업이 건설업체 현장소장이라고 말했따. 결혼알선 업체에서 그렇게 대답하라고 가르쳐줬다. 업체는 쪼메이닌씨에게 '친구 소개로 만나 사랑이 싹 터서 결혼한다'라는 말도 했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결혼하는 이주 여성들의 상당수가 결혼업체를 통해서 한국으로 유입된다.
지난 2000년 베트남에서 국제결혼 붐이 불면서 매년 수백개의 업체가 개·폐업하고 있다. 결혼업체를 하려면 베트남 정부의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인증이 없어도 영업하는데 큰 지장은 없다. 국제결혼을 금지한 '혼인가족법'도 있지만 유명무실하다.
이런 결혼 알선업체는 '신성한 결혼'보다 돈벌이에 급급하다 보니 각종 폐해가 끊이지 않는다. 이주여성들은 결혼 출발부터 '잘못된 만남'의 길로 빠져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결혼업체는 여성을 모집하고(뚜쟁이), 교육·관리하고(소마담), 한국 중개업자와 만나 결혼을 성사시키는(왕마담) 구조로 운영된다. 이 과정에서 국제결혼을 희망하는 여성들은 도시에 있는 기숙사에 숙식을 해결하면서 한국행을 위한 몸 단장과 정신교육을 받는다. 머무는 기간은 짧게는 1달에서 길게는 반년 가까이 된다. 기숙사에서 살려면 돈을 내야 한다. 따라서 결혼 성사까지의 기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손해를 보는 만큼 여성들은 한국 남자에게 간택(?)받기 위해 '싫어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일부에서 지적하는 '국제결혼=매매혼'이라는 부정적 등식이 이 대목에서 성립되는 것이다.
결혼식은 속전속결이다. 대부분은 한국 남자의 배우자 선택-결혼식-처가 방문 등으로 3~5일 동안 진행된다. 이러다 보니 '인륜지대사'보다는 '일회성 이벤트'에 가깝다.
옹팃(23·여)씨도 '아는 언니'라는 모집책을 통해서 지난 2005년 6월에 호치민의 기숙사에 들어갔다. 우리돈으로 100만원을 냈다. 이 돈은 부모가 빚을 내서 마련했다. 옹팃씨의 남편 최영호(가명·43)씨도 한국 결혼업체에 1천300만원을 주고 베트남에 왔다. 업체는 이 돈에서 절반가량이 처가로 간다고 했다. 하지만 최영호·옹팃 부부는 한국에 와서야 20만원만 처가에 전달된 사실을 알았다.
이처럼 우후죽순 난립한 결혼업체들은 '결혼 성사'가 최대의 목표이기 때문에 베트남 여성에게 한국남성에 대한 부정확하고 잘못 된 정보를 주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07년 8월 부산으로 시집온 응티난(23·여)씨는 결혼업체에서 '자신의 남편이 중소기업 사장이고 재산은 1억원 정도'라는 말을 들었다.
응티난은 선한 인상의 남편을 보고 결혼을 결심했고 같은 해 12월 부산으로 왔다. 하지만 머지 않아 남편은 공사장을 전전하는 일용직 노동자이고 재산은 빚만 3천만원이란 걸 눈치 챘다. 거기다 남편은 다른 사람보다 지능이 떨어진다는 것도 알았다.
이주여성기구 김철효 과장은 "송출국가의 정부와 우리 정부가 무분별하게 난립한 국제결혼 시장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공동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대식 기자
[이주여성 10만 시대 코리안 드림의 빛과 그늘] <하> 상생의 해법 없나
취업·인권 등 실질적 교육 절실
전통 체험 등 각종 프로그램 실속 없어
사진 설명: 다문화시대에 이주여성에게 취업과 같은 실질적인 교육이 절실하다. 사진은 부산의 한 구청 동주민센터에서 진행되는 한글교실. 전대식 기자
지난 23일 부산의 한 동주민센터. 지역에 사는 이주여성들을 위한 한글교실이 한창이다. 한국어를 제법 구사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글 자모를 더듬더듬 읽는 정도다.
2005년 11월 부산으로 시집 온 베트남 출신 마이(23·여)씨는 "처음엔 수업이 재미있었는데 요즘은 지루하다"며 "그래도 베트남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계속 온다"고 말했다.
마이씨의 시어머니 조모(75)씨는 "마이가 시어머니 모실 줄도 모르고 남편이 직장에서 돌아와도 TV나 보고 있다"며 "한국어보다는 우리 예절교육이 더 필요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지난해 10월 필리핀 여성과 결혼한 김동구(43·가명)씨는 아내에게 시장, 목욕 이외에 외출을 금지시켰다. 김씨는 "주변에서 베트남 신부를 한글·요리 교실에 보내면 도망가거나 자기 나라 사람들끼리 엉뚱한 짓을 한다는 말을 듣고 혹시나 해서 바깥 출입을 일절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주여성 10만시대'를 맞아 일선 지방자치단체에서 저마다 한글·요리·전통문화 체험 교실 등 각종 강습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특징이 없고 수요자보다는 공급자 입장에서 운영하다 보니 실속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이주 여성의 상당수가 남편의 반대와 시댁가족들의 눈치 탓에 이런 프로그램조차 참가하지 못하고 있지만 정작 관련 당국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보건복지가족부의 2005년 조사에 따르면 이주 여성들의 75%가 '본국 가족에 대한 송금'과 '한국에서의 취업' 등 경제적 이유 때문에 한국 행을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의 이주여성 지원·교육 프로그램은 이런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태국에서 온 팀웬(23·여)씨는 남편에게 친정에 송금할 돈을 달라고 했다가 혼이 났다. 남편은 "한국에서는 며느리가 친정에 돈을 보내지 않는다"며 꿈도 꾸지 말라고 했다. 결혼 당시 한국에 오면 돈을 주겠다는 남편의 약속은 거짓말이었다. 팀웬은 구청의 요리, 꽃꽂이 강습에 가보았지만 돈벌이와는 멀었다. 팀웬은 혼자서 미용 기술을 배우고 싶었지만 한국어 필기시험 및 실기비용이 엄두가 안 나 포기하고 말았다.
부산이주여성다문화가족센터 이인경 소장은 "지자체마다 엇비슷한 서비스가 너무 많고 관리도 잘 안 되고 있다"며 "한국어 교육과 함께 인권, 법률, 행정서비스와 같은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소장은 "이주 여성만 이런 프로그램에 참가할게 아니라 남편, 시댁 가족들도 이주여성들의 문화를 배울 필요가 있다"며 "다문화는 '그들만의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시민사회 전체가 다문화를 학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선 지자체마다 이주여성 지원사업에 대한 예산과 전담 인력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취업 프로그램 등은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부산다문화사회통합센터 김순은 소장(동의대 교수)은 "이주여성들을 단순히 교육과 적응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와 공생하는 주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지자체 위주의 관 주도형 프로그램에서 이제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한 단계 성숙한 이주여성 패러다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대식 기자
"외국인도 동등한 행정서비스 받아야죠"
경기도 안산시 외국인 주민센터
사진 설명:
'국경없는 마을'로 유명한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는 2천534㎡ 규모의 '안산시외국인주민센터'(사진)가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사업비만 29억9천만원이 소요된 이 건물은 안산시에 거주하는 59개국 3만2천여명의 이주여성, 외국인 노동자들의 쉼터이자 놀이터이다. 지난 2004년 10월에 개관했다.
센터 지하엔 다문화도서관이 있고 1층엔 내과, 한방 등의 원곡보건지소와 은행 외환송금센터가 들어서 있다. 외국인 주민을 위한 통역센터, 강의실, 교육실도 있다. 이 모든 시설이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운영된다. 이를 위해 안산시의 공무원 17명이 '다자외무' '지구촌문화' '국제교육' '외국인 인권' 등 4개 분야로 나눠 전담하고 있다.
안산시는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한국 시민과 동일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에서 주민센터를 만들었고, 현재는 외국인 지원 네트워크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안산시가 지난해 4월 전국 최초로 제정한 '거주 외국인지원조례'도 비슷한 취지에서 생겨났다. 이 조례는 외국인 주민에게 한국어와 기초생활 적응 교육은 물론 법률·취업 상담과 응급구호 등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외국인주민센터 김창모 소장은 "이주여성, 외국인 노동자는 우리 이웃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주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안산시는 향후 다문화 헌장, 외국인인권조례 등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대식 기자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주여성 인권은 한국 인권지수 잣대"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염 소장
사진 설명:
"결혼 이주 여성은 상품이 아닙니다. 그들도 존엄성과 인권을 존중받아야 할 우리 이웃입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염(사진) 소장은 '국제결혼이 비윤리, 비인권적인 매매혼으로 전락했다며 무엇보다 인권지향적인 이주여성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 소장은 "일부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농촌 총각 장가 보내기는 아예 공개적으로 결혼을 상품화하고 인신매매성 결혼을 조장하는 정책"이라며 "이렇게 관 주도로 시행하는 정책은 실적 위주로 흐를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한 소장은 '상당수의 이주여성이 한국 남편들로부터 구타와 폭언,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지만 정부는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소장은 "이주여성의 인권은 우리 사회 인권지수를 가늠하는 잣대"라면서 "한국사회에서 이들이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법적, 제도적 조건들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대식 기자
<강원일보>
<세계는 다민족 시대>(1) 도내 여성결혼이민자 실태
세계화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도 다국적 다민족 시대를 열고 있다.
2003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도내 여성결혼이민자들은 올 들어 3,000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도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이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는 등 사회통합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가정 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도내 여성결혼이민자의 실태, 이들이 한국을 찾는 이유, 인권 사각지대 해소와 사회통합 방안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해 본다.
도내 3,047명 거주…중국이 1,247명으로 가장 많아
미취학아동 전체 60% 언어소통으로 학교 적응 어려워
부부·가족 문제 해결 위해 체계적인 정착 프로그램 필요
◇도내 여성결혼이민자 현황
도내 여성결혼이민자는 올 상반기 기준 3,047명으로 2003년 1,158명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1,247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베트남 605명, 필리핀 467명, 일본 396명, 태국 66명 등의 순이다.
특히 베트남 출신은 2006년 282명에서 올해는 605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중국과 일본 등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원주(482명)와 춘천(361명), 강릉(301명) 등 3개 시에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다.
이어 홍천(295명), 횡성(197명), 철원(154명) 등 군지역에 많은 수의 여성결혼이민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결혼을 통해 입국하는 방법은 크게 5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국제결혼중개업체를 통한 방법으로 최근 몇 년간 베트남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또 일본이나 필리핀 등의 여성이 주를 이루는 종교단체를 통한 결혼과 중국 조선족 등의 경우 선후배의 소개, 부모·형제나 친척의 소개, 직접 만남 등을 통한 결혼이 주를 이룬다.
현재 도내에는 여성결혼이민자의 적응과 한국어 교육, 문화 교육 등을 전담하기 위해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가 설치됐으나 춘천과 원주, 강릉, 동해, 속초, 홍천, 횡성, 양구 등 8개 지역만 운영되고 있다.
◇다문화 가정 자녀의 교육문제
도내 여성결혼이민자의 자녀는 총 3,264명으로 지난해 2,985명보다 300명 가까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0∼3세 자녀는 908명, 3세∼미취학 아동은 1,037명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이들 미취학 아동은 재가보육과 보육시설, 지자체와 각종 단체로부터 교육 등 서비스를 받고 있으나 이미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동들은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도내 여성결혼이민자의 자녀 가운데 초등학생은 1,025명으로 31.4%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학생은 4.7%(165명), 고등학생 2.3%(76명), 대학 이상 1.9%(63명) 등이다.
베트남 여성결혼이민자 가정의 자녀인 A(12)군은 집안 사정이 넉넉지 않아 유치원을 다니지 못하고 학교에 입학했다.
A군은 가정 내에서 한국어와 베트남어를 혼용해 쓰면서 언어구사력 또한 또래 아이들과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진다.
부족한 언어구사력은 A군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하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원 김은숙 책임연구원은 “여성결혼이민자들의 교육과 사회정착뿐 아니라 이제는 이들 자녀의 교육과 따돌림, 편견 등이 더욱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결혼이민자의 경제적 어려움
국제결혼중개업체를 통한 여성결혼이민자들은 특히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여성결혼이민자들도 자신이 친정을 이끌어야 하지만 결혼할 당시의 한국 생활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8월 결혼중개업체를 통해 한국인 B씨와 결혼한 베트남 출신 C씨는 한국인과 결혼하기 위해 30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서류를 준비하고 그해 12월 한국으로 이주했다.C씨가 거금을 들여서까지 한국에 이주한 가장 큰 이유는 한국에 들어와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친정을 돕겠다는 생각에서 결혼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소개받은 남편의 한국 생활은 베트남에서는 남부러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막상 결혼 후 생활은 소개받은 것과는 크게 달랐다.
한국에서의 생활도 베트남 현지의 생활처럼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식당에서 일을 하며 집안 살림도 돕고 매달 20만∼30만원씩을 친정에 송금하고 있다.
중개업체를 통한 결혼의 경우 송출국이 대부분 모계 중심 사상이라는 것이 우리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들 여성의 상당수는 친정을 이끌고자 한국행을 택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의 취업희망으로 이어진다.
실제 도가 지난해 여성결혼이민자 1,333명을 대상으로 취업희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86%가 ‘취업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춘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관계자는 “상당수의 결혼이민자가 취업상담과 경제적 빈곤을 호소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어가 서툴고 가정 내에서도 취업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결혼이민자 폭력에 노출
최근 여성결혼이민자들이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 중 하나가 가정폭력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여성긴급전화 강원 1366에 따르면 외국인 여성의 상담은 지난해 357건으로 2006년 180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상담 유형별로는 가정폭력이 24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혼이 37건, 취업이 33건, 부부갈등이 30건 등이었다.
또 상담의뢰인의 국적별로도 베트남 여성이 10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84명)이 뒤를 이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염 대표는 “여성결혼이민자가 급증하면서 이들의 가정폭력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까지 등장하고 있다”며 “가정폭력과 부부·가족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정착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형기기자
<세계는 다민족 시대>베트남의 문화와 결혼제도
◇하노이에서 세시간 가량 떨어진 동네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부찌터넝씨의 가족은 3년전 딸을 한국으로 시집보냈다.
결혼 시 신랑이 신부 집에 부와 명예 맞는 지참금
지난해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 6,611명
결혼 적령기 16∼27세…부부 함께 직장·가사일
전국적으로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와 여성결혼이민자가 총 10만여명을 웃도는 가운데 이들과의 문화적 차이로 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려면 여성결혼이민자뿐 아니라 한국인 남편을 비롯 가족들이 그들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베트남의 문화와 역사, 한국을 찾는 베트남인에 대해 알아본다.
◇베트남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의 인도차이나반도 동부에 있는 나라이다.
지정학적 특성으로 외세의 침략을 자주 받아 오다 1884년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에 편입됐다.
이후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독립을 선언하고 베트민을 중심으로 베트남민주공화국을 발족했다.
정식 명칭은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으로 북쪽은 중국, 서쪽은 라오스와 캄보디아, 동쪽은 바다를 접하고 있다.
1954년 정치적 혼란기를 맞아 남북으로 갈라졌고, 이후 20여년간 남북 간 전쟁을 벌였으며 1975년 통일을 이뤘다.
결혼제도를 보면 신랑이 신부 집에 자신의 부와 명예에 맞는 지참금을 보낸다.
결혼중개업체를 통해 한국인이 거액을 들여 소개를 받는 과정에서도 베트남 여성이 받는 돈은 친정에서 지참금으로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을 찾는 베트남인
한국을 찾는 베트남인은 크게 여성결혼이민자와 이주노동자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이주노동자는 지난해 4월 기준 베트남 출신 산업연수로 2,594명, 연수취업으로 6,064명 등 총 산업연수제도하에 8,658명이 들어와 있다.
또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베트남 국적의 이주자들은 제조업에 3만여명을 비롯 총 3만7,171명이 입국했다.
이는 중국이나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파키스탄 등보다 월등히 많은 수치다.
또 불법 체류자도 전체의 20.8%를 차지한다.
한국 남성과 결혼하는 베트남 여성은 매년 급증하다 지난 2006년을 기점으로 소폭 감소한 상태다.
베트남 여성결혼이민자들은 2000년 95명에서 2002년에는 476명, 2004년에는 2,462명, 2006년에는 가장 많은 1만131명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0% 가까이 준 6,611명의 베트남 여성이 한국인과 결혼했다.
◇혼인풍습과 남녀 평등
베트남 혼인 풍습의 가장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결혼 연령이 우리보다 현저히 낮다.
베트남에서는 보통 16세부터 27세까지가 결혼 적령기로 이 나이가 지나면 노처녀에 속한다.
최근에는 고학력자 증가로 평균 연령도 조금씩 증가하고는 있으나 아직 남성은 28세, 여성은 24세가 평균 결혼 연령이다.
결혼을 해도 여성의 성이 그대로 유지되며 신랑과 신부의 나이 차에 대한 생각은 크게 없다.
아울러 신랑과 신부의 나이 차가 많이 나더라도 그에 대한 거부감은 적은 편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지참금 문화이다.
신랑은 신부에게 결혼에 앞서 자신의 부에 맞는 지참금을 신부에게 전달하고 또 결혼 예물이나 혼수도 신랑이 돈이나 금으로 신부 측에 제공한다.
모성본능이 강해 이혼할 경우에는 으레 여성이 아이를 기른다.
베트남의 성평등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여성이 직장을 다니는 것을 당연히 여기며 또한 남성이 집안일을 하는 것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기본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모두 일하고 집안일도 함께하는 구조다.
김형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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