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작성일 : 06-12-29 10:03
|
‘한국의 일부’ 외국인 노동자
|
 |
 조회 : 1,179
|
‘한국의 일부’ 외국인 노동자
[경향신문 2006-12-28 18:54]
휴일이라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기가 뭐해 가족들과 함께 시내 관광을 나갔다. 화려한 불빛으로 장식되어 있는 시청 앞과 청계천 주변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있었던 반면, 상대적으로 한가한 서점에서 한국 사회의 자화상을 보는 듯했다.
그런데 시청 앞 광장의 한 쪽에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르게 생긴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이 외국인 관광객이 아니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여행객들과는 달리 한국말을 잘 구사했다.
－전체 인구의 1.1％ 넘는 50만명－
이제 한국사회 곳곳에서 외국인을 보는 일은 어렵지 않은 것이 되었다. 공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식당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도 많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들도 많이 늘었다.
이제 전체 인구의 1.1%를 넘는 50만명의 외국인들이 한국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외국인 거주자의 수가 많아지면서 이들을 둘러싼 사회 문제는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만년이 넘는 한국 역사에서 이토록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거주한 적이 없다. 따라서 10여년의 세월만으로 이들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문제에서부터 불법체류자 문제, 외국인 유학생들과 외국인 배우자들의 비자 및 거주 문제, 그리고 외국인 거주자들의 2세 교육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으로서 가끔은 외국인 학생들에게 자랑스럽게 한국 사회의 건강함을 과시할 때도 있다. 한국 정부의 정책이 이제 걸음마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비정부기구 단체들, 종교단체들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인권 보호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한 방송사에서 주말 황금시간대에 내보냈던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프로그램 역시 외국인에게 한국학을 가르치는 필자로 하여금 어깨를 우쭐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시청에서 만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눈빛 역시 이제는 이방인을 바라보는 눈빛이 아니었다. 필자의 손을 잡고 있었던 아이들도 예전 같았으면, 저 사람들이 누구냐고 물어 봤을 텐데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쳤다. 그리고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청에 시청 앞의 한국인들은 친절하게 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제 시작이다. 많은 정책적인 배려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이들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시선을 바꾸는 것이다. 사설 영어학원의 외국인 강사는 둘째치고 대학에서 외국인 교수를 뽑을 때도 능력 있는 외국 국적의 교포 대신에 피부가 하얀 사람을 선호하는 해프닝이 일어나는 것이 바로 지금의 한국 사회다.
－출신국별 차별시선 바뀌어야－
선진국, 강대국 출신의 외국인들만이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 출신의 외국인들은 한국 경제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을 이해하고 이들에 대한 적절한 정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들의 출신 국가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만 한다.
한국의 미래가 강대국과의 관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수많은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속에 21세기 한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못사는 나라, 더러운 나라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한국이 함께 해야 할 동반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 나라에 대한 객관적 이해를 높여야 한다.
얼마 전 출장 차 방문했던 인도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한국인이 갖고 있는 인도에 대한 편견이었다. 못사는 나라라는 인상이 틀린 것은 아니되, 한창 진행 중인 개발의 현장들, 그리고 환한 미소가 살아 있는 인도의 농민들로부터 또 다른 인도를 발견하면서, 오히려 개발독재의 규율에 익숙해 있는 필자의 편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
|
|
Total 6,588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