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7-01-0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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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안의 타인들] 혼혈인, 말로는 같은 우리·생각은 다른 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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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안의 타인들] 혼혈인, 말로는 같은 우리·생각은 다른 너희
‘참거나 무시하거나.’
혼혈인들은 학교나 직장 등지에서 차별을 경험했을 때, 대부분 대응방법을 생각하지 못했다. 지난 50여년 동안 차별은 혼혈인들을 학교와 취업 일선에서 배제시켰다. 배제된 틀 안에서 빈곤의 악순환을 경험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현재 우리 정부는 혼혈인, 다문화 가족에 대한 통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 정부에 의한 혼혈인 집계는 1984년 보건복지백서에서 나온 829명이 전부다. 그 이후, 정부는 혼혈인에 대해 제대로 된 실태조사를 한 적이 없다.
지난해 4월 ‘워드 방한’ 이후, 우리 사회는 혼혈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열린우리당은 대학 입학 할당제 등 ‘국제결혼 가정에 대한 차별금지법’을 추진했고, 한나라당은 ‘혼혈인 및 혼혈인 가족 지원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논의는 ‘감감무소식’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말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을 내놓아 현재 국회에서 심사중이다. 이 법안에서는 한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결혼이민자 및 그 자녀에게 국어 교육 실시, 보육 등의 지원조치를 하겠다고 했으나 혼혈인들의 실체적인 삶에 얼마나 접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가장 바뀌어야 할 곳은 ‘치명적인’ 차별이 일어나는 ‘학교’현장.
많은 혼혈인들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아 심리적 상처가 크다. ‘단일민족’을 강조하는 교과서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4월 교육부는 ‘다문화가정 품는 교육지원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교육부는 ‘우리는 생김새가 서로 같고, 같은 말과 글을 사용하는 단일민족’임을 강조하는 교과서를 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일선 교사들에게 ‘다문화이해’ 등 교과서 보완지도 자료를 배포했다. 교과서는 연내에 초·중·고 교육과정 고시를 통해 개정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화서 교수(명지대 이민학)는 법·사회경제·문화 세 가지 차원에서 차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교수는 “법적 차원에서만 차별 문제에 다가설 때, 할당제 등이 오히려 역차별이 될 수 있고, 혼혈인은 외국인 노동자 가정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제화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아이들이 ‘외모’에 대해서만은 여전히 차별적인 의식을 답습하고 있다”며 “교육을 통해서 의식 개선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교과서는 어려서부터 아이들 인식 속에 피부색이 달라도 같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최소한의 장치라는 게 박교수의 주장이다.
〈임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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