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팀은 난민 인정자 52명 가운데 39명의 소재지와 신원을 파악해 취재를 시도했다. 3명은 각각 이탈리아와 미국으로 출국해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2명은 거주지와 연락처 등이 변경돼 접촉하지 못했다. 3명은 인터뷰를 거절해 친지와 난민지원단체 등을 통해 간접 취재했다. 직간접 취재한 난민 34명의 출신국은 미얀마 14명, 방글라데시 13명, 이란 3명, 콩고 2명, 르완다와 부룬디가 각각 1명이다. 성별은 남자 29명, 여자 5명이며 이 중 4쌍은 부부다.

◇수도권에 살며 공장 노동=김포 13명, 부천 6명, 남양주 3명, 시흥·수원·동두천 각 1명 등 모두 25명이 경기도에 살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 6명과 인천 1명을 합하면 조사대상 난민 중 94.1%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수도권에 군소 공장들이 밀집해 있고 외국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을 하고 있다고 밝힌 난민은 24명이다. 대기업에서 기술영업을 하고 있거나 대학강사, 영어학원 강사 등으로 일하고 있는 3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벽돌이나 의자·골프용품 등을 만드는 단순 기능공으로 일하고 있었다. 월수입은 80만원 이하가 3명, 80만원 초과 100만원 이하 5명, 100만원 초과 120만원 이하 6명, 120만원 초과 150만원 이하가 9명으로 상당히 낮았다.

일자리를 10회 이상 바꾼 난민이 6명, 5∼9회가 4명, 3∼4회가 7명 등으로 생업이 상당히 불안한 상태다. 일하지 않고 있는 난민 중 3명은 교회나 사회단체 도움을 받아 대학원에서 학업의 꿈을 이어가고 있었고 나머지는 실직상태이다.

◇건강·주거·교육 불만 높다=주거 형태는 전월세가 20명, 기숙사·사택 9명, 난민지원단체가 제공하는 쉼터 1명 등이었다. 전월세의 경우 월세 20만∼30만원 수준이 대부분으로 최저 수준의 생활공간에 살고 있다. 주거만족도는 '(매우) 불만족'이 15명, '보통' 6명, '(매우) 만족' 8명 등으로 불만족이 월등히 높았다. 건강상태에서는 '정신과 육체 모두 건강하다'는 답변이 21명으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 가운데 4명도 건강상태가 보통 이상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5명은 각각 당뇨, 신장병, 심장질환 등의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건강보험에 가입했다'고 답한 사람은 18명,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의료공제에 가입했다'는 사람이 1명이었다. 나머지 난민들은 아플 때 무료진료소를 이용하거나 주위 도움으로 병원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이들 중에는 다른 사람의 건강보험증을 빌려서 병원을 찾거나 비싼 병원비를 자비로 부담하는 경우도 있었다.

중학생 아들을 외국인학교에 보내고 있는 난민은 비싼 교육비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현재 임신중이거나 출산을 계획하고 있는 난민들은 앞으로 닥쳐올 2세 교육문제를 가장 큰 불안으로 꼽았다.

◇정부 지원은 사실상 전무=한국정부로부터 사회적 경제적 지원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한 사람이 18명, '1년에 1회 쌀과 라면 등을 지원받았다'고 답변한 사람이 10명, 무응답이 5명으로 대부분 난민은 정부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유일하게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고 답한 난민 1명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수급자로 지정돼 월 34만원을 지급받고 있다.

난민에게 가장 시급히 지원해야 할 것을 복수로 꼽아 달라는 질문에는 '주거 지원'이라고 답한 사람이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직업소개'가 13명, '한국어교육'과 '가족재결합 지원'이 각각 8명, '건강보험 가입'이 6명 등이었다. 난민들에게 내국민과 동일한 수준의 사회보장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한 난민협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탐사기획팀= 김명호 팀장, 송세영 권기석 유병석 기자 tams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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