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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5-0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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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차기 대통령, 세계를 경영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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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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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미FTA가 타결된 데 이어 한-EU FTA 협상을 개시하겠다는 뉴스가 나왔다.
2. 또 어떤 뉴스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동해’와 ‘일본해’ 명칭을 놓고 5년 만에 전면전을 펼친다고 한다.
3. 또 다른 언론은 남북정상회담이 이해찬 의원의 추진하는 4자회담보다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변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4. 그리고 얼마전에는 법무부에서 숙련기능공에 대하여 영주권을 주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5. 최근 뉴스에 따르면 미국에 유학중인 우리나라 학생이 가장 많다는 보도도 나왔다.
앞에서 열거한 뉴스의 공통점은? 오늘 글의 주제는 위에 열거한 별개의 뉴스들을 하나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찾아보는 작업이다.
일단 필자의 글을 읽기에 앞서 세계지도를 먼저 보자.
넓다면 넓고 좁다면 좁은 세계 속에서 한반도의 위치를 보자. 그리고 크기도 한번 보자. 다시 좁혀서 남북한을 쪼개어도 보자.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 어디에 있는지 잠시 머리 속으로 그려보자. 오늘은 ‘세계’라는 큰 테두리 속에서 국내정치를 들여다 본다.
한미FTA의 본질은 마음속의 국경을 무너뜨리는 것
한미FTA 타결에 이어 한-EU FTA 협상도 개시하기로 27일 결정했다. 필자는 한미FTA가 어쩌고 저쩌고를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다. 관점의 전환을 촉구하기 위해 한미FTA를 꺼냈을 뿐이다.
필자가 세계지도를 펴놓은 이유도 그것이다. 한미FTA는 ‘지도 속의 국경’ 뿐만 아니라 ‘우리들 마음 속의 국경을 무너뜨리는 것’임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다.
GDP라는 개념, 수출과 수입, 국적, 교육, 취업 등 모든 부문에 걸쳐 있는 ‘국경’을 뛰어넘고자 하는 인식의 전환,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는 것이 한미FTA의 진짜 본질임을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도 이제 수많은 제프리 존스가 필요하다
제프리 존스는 다 알 것이다. 주한 미상공회의소 소장을 역임했던 대표적인 지한파로 알려진 인물이다. 한국어도 능통하다. 1952년생인 제프리 존스는 몰몬교로 유명한 유타주에서 브리검영대를 나와 미국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 역시 몰몬교도로서 대학 시절 선교활동을 위해 한국을 2년간 방문했다가 1980년부터 줄곧 한국에서 살았다. 제프리 존스는 한국에 대한 이해도도 굉장히 높다. 미국에서 살았던 기간보다 한국에서 살아온 세월이 더 길기 때문이다.
미국은 초등학교 2학년 때 4대 문명을 가르친다고 한다.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4대 문명을 1년 동안 가르치면서 꿈을 심어준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제국주의와 종속이론이 떠오르는 사람은 그만 읽어도 좋다. 그런 사람에게는 이 글이 쓰레기로 보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해외 유학생 숫자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그 중 핵심적인 이유는 단연코 우리나라 대학의 경쟁력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수단으로 유학을 선택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통계수치가 굳이 필요할까? 미국의 해외유학생 중 최다, 중국에서도 최다가 한국인이다.
그러나 인식의 전환,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 과거 해외유학은 국내로 돌아와 성공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더 이상 안통한다.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남미, 중미, 중동,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중동 등 전세계에서 먹고 살 생각을 해야 한다.
한반도의 좁은 땅 대한민국에서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해외유학이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살아가는 세계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으로서 해외유학이 되어야 한다.
고학력 실업자가 난리라고 목소리만 높이지 말고, 좁은 땅덩어리 안에서 북적북적 먹고 살 생각하지 말고 넓은 세상으로 나가, 자신의 힘으로 먹고 살 생각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세상 편하게 살 생각 버려야 한다. 대충 유학 갔다와서 학위 들고 금의환향하던 세상은 이미 지나가고 있다. 스스로 세상을 개척하는 진취적인 마인드로 바꿔보자. 마음 속의 국경을 무너뜨려야 한다.
우리는 이민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
앞서의 주제와 정반대 쪽을 쳐다보자. 우리가 해외로 나간다면, 반대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많다. 이유는 공통된다. 먹고 살기 위해서다.
얼마전 법무부에서 외국인들의 불법체류를 방지하기 위해 숙련된 기능공에게 선별적으로 영주권을 주기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이미 3년 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지시를 내린 사안이다. ‘전향적인 이민정책’의 일단이 이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우리나라는 앞서의 경우처럼 고학력자들은 일자리가 부족하지만, 저임금의 생산기능직은 사람이 없어서 아우성이다. 그 공백을 동남아, 아프리카, 중앙아시아에서 건너온 외국인들이 메워주고 있음도 주지의 사실이다.
이 숫자가 곧 100만명을 돌파한다고 한다. 우리는 과연 이들을 대한민국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 마음 속 국경은 무너뜨렸는가? 해외에서 이주해 온 노동자들을 우리 사회의 하위계층을 메꾸어주는 정도로만 생각하는 건 아닌가? 그들 중에서 앞으로 해외로 이주한 한인교포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중산층으로 편입되고, 부호가 되는 상황이 혹시 끔찍하지는 않은가?
우리 스스로에게 던져진 도전적인 질문은 참으로 많다. 우리는 해외 이주 노동자들을 대한민국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선택은 주어졌고, 어떻게 하면 이들과 조화롭게 공동체를 이룰 것인가의 문제만 남아있다.
우리들 마음 속 국경을 무너뜨리자
단일민족이라는 자긍심을 통째로 부정할 생각은 없다. 엄연히 존재하는 민족주의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더 나아가 국가 개념을 부정하는 것 또한 아니다. 막연한 세계주의를 주장한 것 역시 더더욱 아니다.
우리가 해외로 나가서 살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로 들어와 살던 중요한 것은 마음 속 국경을 무너뜨리고 공동체를 유지하고자 하는 개방적인 마음자세다.
한미FTA는 바로 이러한 개방성에 터잡은 노무현 대통령의 세계관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한국과 미국이라는 두 개의 국가를 쳐다봐서는 본질을 볼 수 없는 까닭이다.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운 상황에서, 노동의 이동도 자유로워야 한다. 자본에는 국경이 없지만, 노동에는 국경이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한미 FTA는 그 국경의 폐쇄를 주문하고 있다.
누가 노무현의 개방성을 이어갈 것인가?
이와 같은 맥락이 바로 ‘평화의 바다’다. ‘동해’니 ‘일본해’니 하는 이름을 가진 싸움이 갖는 근시안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 인식의 전환을 보여준 것이 바로 ‘평화의 바다’였다. 어떤가? 다시 한번 지도를 보자. 이름 하나로 동북아의 평화와 화해가 보이지 않나?
고작 이름 가지고 싸워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이익이 뭘까? 자부심? 우리가 원하는대로 결론이 난다는 보장은 있나? 전쟁이라도 한판 할까?
필자는 ‘평화의 바다’라는 노대통령의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에서 오히려 자부심을 느꼈다. 대립과 갈등을 뛰어넘는 화해의 리더쉽과 통합의 리더쉽을 느꼈으며, 이를 통해 동북아 질서를 이끌어가는 리더쉽을 보았다.
마찬가지다. 남북문제를 ‘민족의 문제’로만 쳐다보며 남북정상회담이 지고지순의 진리인양 떠드는 정치인들은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남북문제는 민족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질서의 문제가 된지 오래됐다. 태생 자체가 그렇다.
그래서 이해찬 의원이 추진하는 ‘4자회담’이야말로 동북아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실질적인 방안인 것이다.
세계지도를 다시 보자. 동북아의 조그만 땅덩어리를 가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살아나갈 길은 어디에 있을까? 국경을 단단히 치는 것에 있을까? 지도 속의 국경을, 그리고 우리 마음속의 국경을 무너뜨리는 것에 있을까?
한미FTA, 단순한 찬반의 논의를 벗어나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차기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안목을 시험하는 무대가 되어야 한다. 2002년 대선을 넘어서는 또 한번의 ‘인식의 대도약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누가 노무현의 한반도의 토대위에 단단히 뿌리박은 개방정신을 이어갈 것인가?
진예린 씨는 전직 기자출신으로 지금은 프리랜서로 마케팅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정주부입니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본 사이트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진예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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