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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5-0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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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민자, 문화 발전에 큰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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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민자, 문화 발전에 큰 역할
②결혼이민자, 한국 역사속 또 다른 주인공
2007-05-07 오후 3:28:57 게재
삼국시대부터 외국인 정착 … 귀화성(姓)만 136개 넘어
오랜 기간 단일민족을 자부했던 한국.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제 더 이상 단일민족 국가가 아니다. 국제결혼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결혼이민자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국제결혼 중 한국 남성이 외국인 여성과 결혼한 비율은 76%에 달했다. 한국 남성과 아시아권 출신 여성의 국제결혼으로 중국 베트남 필리핀 몽골 출신의 이민 여성들이 한국에 건너와 가정을 꾸리고 있다. 결혼이민여성의 증가로 우리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이들을 통해 다양한 문화도 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가 다민족국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한쪽의 가치를 강요하는 일방적 통합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문화를 만들고 ‘소통’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이 다민족 국가로 진입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과 이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결혼이민자 가족과의 소통을 위한 방법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한국인 대다수는 어릴 때부터 ‘단일민족’ 이라는 개념을 쉽게 익히고 사용해왔다. 독특하고 찬란한 한국문화는 독자적으로 형성됐다는 믿음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 역사를 살펴보면 삼국시대부터 이미 외국인들의 영향을 받아 우리 문화가 형성됐다.
특히 한국으로 건너와 가정을 꾸리고 정착한 ‘결혼이민자’들은 한국문화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홀로 독특한 문명은 없다” = 정수일 전 단국대 교수는 한국 문화에 대해 “홀로 독특한 문명은 없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이런 특성을 ‘한국 속의 세계’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한국인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에 대한 앎을 추구하고 훌륭한 문화를 적극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일례로 삼국 시대에 만들어진 각양 각색의 유리장식품은 서아시아나 동남아시아 영향을 받은 산물이다.
유리 제조 기술을 적극 받아들여 기존 기술과 ‘조화’시켜 신라와 백제 특유의 아름다운 그릇과 유리잔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고려시대 몽골인들과의 교류는 음식과 의상의 수용으로 이어졌다.
몽골인과 한국인의 결혼은 생활속 문화로 연결됐다.
결혼식때 신부가 쓰는 족두리는 몽골여인들의 외출용 모자 ‘고고’가 한국으로 들어와 자리잡은 형태다. 오늘날 즐겨먹는 설렁탕도 양을 잡아 삶아 먹는 몽골의 ‘슐루’라는 음식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정 교수는 “이질 문명이지만 생산적 융합이 이루어질때 문명의 교류가 실현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결혼이민자 귀족 대접 받기도 =‘결혼이민자’라는 개념이 공식적으로 쓰이지는 않았지만 이들을 통해 형성된 귀화성도 대다수다.
우리나라에서 성(姓)은 핏줄을 뜻한다. 따라서 귀화성이 많다는 것은 우리 역사속에 이미 결혼이민자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증거다.
정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삼국시대부터 고려, 조선을 거치면서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반도에 정착했고 그 결과로 우리나라의 성씨 275개 가운데 절반인 136개가 귀화성씨이다.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처용이 용의 아들이 아니라 서역 출신의 외국인이라는 이론도 같은 맥락에서 등장했다.
눈이 부리부리하고 눈썹이 짙고 대담하고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처용은당시 삼국과 교류하던 아랍 무슬림을 포함한 서역인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고려시대에는 송나라 사람과 안남(베트남), 몽골, 위구르, 아랍 사람들이 한국에 들어와 귀화했고 조선시대에는 명 나라와 일본에서 외국인들이 들어왔다.
중국계 성씨 중 삼국시대 귀화성에는 △진양 강씨(晉陽 姜氏) △영양 남씨(英陽 南氏) △광주 노씨(光州 盧氏) 등이 있다.
고려시대 귀화성에는 △달성 하씨(達城 夏氏) △아산 호씨(牙山 胡氏)를 비롯해 거창 장씨(居昌章氏) 등이 있다.
조선시대 귀화성으로는 △양주 낭씨(楊州 浪氏) △흥덕 진씨(興德 陳氏) △진양 화씨(晋陽 化氏) 등이 있다.
여진계 귀화성씨로는 청해 이씨(淸海 李氏)가 있다.
시조 이지란은 여진 사람으로 고려 공민왕 때 귀화했고 이성계 휘하에 들어가 이씨 성을 하사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특히 조선 개국공신 1등에 올랐고 벼슬이 좌찬성(左贊成)에 이른 세력가로 자리잡았다.
정 교수는 “한국의 세계성이란 교류를 통해 세계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라며 “우리 조상들은 외모와 의상이 다른 이방인도 배척하지 않았고 그들의 문화를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 안찬수 김선일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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