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멘토링(mentoring-후견인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이버 멘토링이라는 새로운 시스템까지 등장하고 있다. 멘토링은 본래 호머의 일리어드에 나오는 용어로 그리스의 오딧세우스가 트로이전쟁에 출정할 당시 아들 텔레마쿠스를 멘토(Mentor)라는 이름의 친구에게 맡긴데 유래한다.

멘토는 오딧세우스가 자리를 비운 10년동안 텔레마쿠스를 성실하게 지도해 그를 훌륭한 후계자로 만든다. 이같은 유래에 따라 사심을 버리고 영적 자녀를 위해 헌신적인 양육과 교육을 실시한 사람을 멘토, 제자를 멘티(Mentee)라고 부른다.

한마디로 ‘멘토’란 업무를 수행하고 일상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지원하고 지도해주는 사람을 말하며 그 역할을 이행하는 기능을 "멘토링"이라고 한다. 이는 선배(Mentor)가 가진 풍부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후배(Mentee)에게 나누어주고 각종 애로사항까지 조언하면서 사회적 유대관계를 넓혀나가는 일종의 도제식 교육이다. 요즘엔 포괄적 의미에서의 멘토는 멘티를 이끌어주고 조언해주고 지혜와 힘을 주는 것들, 우리의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해주는 이정표 같은 모든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런 ‘멘토링’은 정(情)이 크게 좌우하므로 우리나라 정서에 가깝다. 그래서 멘토링 자체 범위도 커지면서, 멘토가 또다른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기업내부 신입직원들이 회사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선ㆍ후배간 직무 멘토링', '경력개발 멘토링', '핵심인재 멘토링', '후계자 멘토링'을 비롯해 교육부와 대학간 체결한 '대학생 멘토링 사업' 협약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다.

특히 요즘엔 회사 내 여성인력의 포지션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서 1:1 멘토링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멘토링을 농촌이주여성에도 활용하면 어떨까? 최근 우리 농촌 남성들과 결혼하는 외국여성들이 많아지면서 언어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채 고통을 받고 있는 농촌 외국여성들이 늘고 있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농촌 총각과 외국여성의 결혼. 20005년 12월 말 기준으로 농촌지역 국제결혼가정은 모두 1만4천명으로 추정되며,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남성의 결혼 8,027건 중 외국여성과 결혼한 건수는 2,885건. 결혼한 농촌 남성 3명 중 1명이 외국 여성과 결혼한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도시지역에 비해 더욱 급속한 고령화 증가와 출산율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농촌의 현실에 비춰 앞으로 이들이 우리 농업과 농촌에서 차지할 역할이 매우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은 의사소통 벽과 문화의 차이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음은 물론, 사실 길도 잘 모르고, 가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문 밖 외출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일부 지방자치단체나 민간기관에서 한국어 교육 등을 간간히 실시해왔을 뿐, 이들의 멘토역할을 해주는 교육 도우미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농촌 여성결혼이민자에게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고, 생활상담을 담당하는 ‘방문교육 도우미제도’를 이용하는 농촌 여성결혼이민자는 890명에 불과하다. 이중 베트남 국적을 가진 사람이 절반이상이고 나머지 나라는 극소수다.



멘토링의 개념은 참 좋지만, 문제는 어디서 멘토를 구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주변 사람들 가운데 멘토를 구할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대부분은 그러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관계부처나 지자체에서는 이들이 우리나라의 농촌생활에 잘 적응하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하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사업들을 발굴, 시행해야 한다.

현재 농어촌 총각 3명 중 1명이 외국인 여성과 결혼하고 있을 정도로 결혼이민자 가정이 늘고 있다.

이를테면 대학, 복지기관, 지자체 등은 이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을 확대하고, 농촌 여성 결혼이민자를 위한 멘토링 전문 인터넷 사이트(사이버 멘토링)개설을 적극 추진하여, 한국어 교육은 물론, 상담, 요리강사, 육아법, 병원 안내 등 생활해결사 노릇을 해줄 수 있는 제도마련이 요구된다.

또 근처 사회복지 단체나, 종교 단체 등에서는 ‘패밀리 멘토스쿨’을 개설하여 행복한 가정을 가꾸도록 안내해고 이들이 낮선 한국 땅에 하루속히 정착하여, 제2의 고향이 된 한국의 전통문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동반자 역할을 해줘야한다.

이국땅은 누구에게나 처음은 낯설고 어렵다. 어렵게 한국행을 결정한 외국농촌여성들은 한국동경에 대한 기쁨도 잠시뿐. 처음 밟은 농촌생활 속에서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고 풀어줄 든든한 멘토가 옆에 있다면 어떨까.
┃국정넷포터 전성군(jsk6111@daum.net)



<전성군>님은 전북대학교 및 동대학원을 졸업(경제학박사)하고 빅토리아 대학 MBA과정을 거쳤다. 현재 농협중앙교육원 교수이자 농협대학 객원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농림부 뉴스> 농정리포터로도 활동중이다. 농업 전문가로서 '알짜베기 쌀백과'(1998) '미국농협의 편익과 한계'(2004) '이해관계자 협동조합'(2004)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