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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5-0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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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똑같은 한국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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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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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똑같은 한국 사람”
필리핀과 일본 등 10여개국 180여명 참가
동명중서 밀가루반죽·종이집 만들기 체험
이주女가족 급증 … 인식 개선·교육 절실
‘아시아문화컨듀서 양성프로젝트’수강생들이 기획한‘다모여라 문화소풍-우리두리’잔치가 지난 5일 광주 동명중학교에서 열려 10여개국 180여명의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우애를 다졌다. /기경범 기자 kgb@
“날마다 이런 날이었으면 좋겠어요. 정말 한국사람이 된 것 같아 행복해요.”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광주 상무지구 동명중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다모여라 문화소풍-우리두리’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한국 아빠와 외국인 엄마를 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추진기획단이 주최하고 (사)시민문화회의가 주관하는 ‘아시아문화컨듀서 양성 프로젝트’ 수강생들이 기획한 이날 행사는 인종, 피부색, 언어, 국적에 따른 차별과 편견의 벽을 넘어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한국인 어린이들과 함께 우애를 다지는 자리였다.
◇우리는 하나…타향살이 외로움 멀리∼=화순과 담양, 광주 첨단지구 등 광주·전남 곳곳에서 참여한 어린이들은 ‘카드섹션 놀이 ’ ‘밀가루반죽 미술체험’ ‘동요 부르기’ ‘종이집 만들기’ 등 다채로운 행사에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가장 인기를 끈 행사는 ‘밀가루반죽 미술체험’. 참여 가족들은 하얀 밀가루에 물을 부어 직접 반죽을 하고, 그 반죽에 알록달록 물감을 넣어 조형물을 만들며 놀이에 푹 빠져들었고 서로의 얼굴에 밀가루를 묻히며 좋아서 함성을 내질렀다.
광주 수창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철호(7)군은 “무지개색 밀가루반죽이 맛있는 떡처럼 보여서 집에 가져가고 싶다”며 함박웃음으로 필리핀 출신의 엄마 품에 안겼다. 이와함께 참여 가족들은 종이상자와 조각천, 음료수병 등 폐품을 이용해 자기만의 근사한 집을 만들어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일본 출신인 후지끼 지호코(41·여·광산구 소촌동)씨는 “광주에 10년째 살고 있지만 이렇게 많은 다문화가정의 여성과 자녀들이 함께 어울리는 프로그램은 처음”이라며 “그동안 국제결혼 주부로 소외감을 느낀 적도 있었지만 다른 국적의 엄마들과 웃고 떠들면서 한마음이 된 것 같다”고 말한 뒤 그새 사귄 필리핀 출신 안젤리나(41·여·남구 진월동)와 함께 종이집만들기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특히 참가자들의 눈시울을 적신 프로그램은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한 ‘다문화 영상회’. 이날 참가자들의 모습을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편집해 상영한 작품 속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웃음으로 물들어 있었다. 피부색이 조금 다르고 언어가 서툴러 그동안 남몰래 눈물 흘렸을 그들이기에 이날 보인 웃음은 더욱 의미가 깊었다.
이날 행사에는 베트남과 필리핀, 일본, 네팔, 태국, 우즈베키스탄, 몽골, 러시아 등 이주여성 가족 등 10여개국 180여명이 참가해 어울림의 장을 만들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아시아문화컨듀서 양성 프로젝트’ 수강생들은 “다문화가정 교류 문화프로그램은 다문화여성과 자녀들을 단순한 수혜자로 보는 관점을 탈피, 지역문화의 설계자로 스스로 참여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여러 색깔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 듯 이 땅에서 자라는 모든 아이들이 서로 친구가 되고 이웃이 돼야 한다”고 이날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광주·전남 다문화가정 아이들 1천800여명=이렇듯 다문화가정은 생소한 듯하지만, 우리 사회에 일반화되어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 100만 시대로, 2000년 이후 급격히 증가한 이주 외국인이 한국 사회의 주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6일 광주시·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광주·전남지역의 다문화가정 자녀만도 초중고 1천800여명에 달하는 수준. 광주 322명과 전남 1천500명이며 학교별로는 초등학생이 광주 279명, 전남 1천364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중학생은 광주 32명, 전남 113명, 고등학생은 광주 11명, 전남 23명이었다. 광주는 지난해 194명에 비해 두 배가량 증가했으며 전남은 지난해 10월 1천95명에 비해 불과 6개월 사이 36% 가량 늘었다. 이처럼 해마다 두배 가량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가정의 이주 여성들이 한국말이 서툴거나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2세들의 부적응과 학습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시교육청은 지난해 다문화 가정 정보화 교육과 결연사업, 학교생활 안내 자료 영어 일어판을 펴낸데 이어 올해 교육 정책 연구학교(광천초)를 첫 지정 운영하고 교육지원 연구회를 가동했다. 도교육청도 학습부진에 대한 특별교육과 집단 따돌림 예방교육 등에 치중하고 있으며 문화 교실 및 전문 상담 순회 교사 제도 구축 등을 진행 중에 있다.
시·도교육청 관계자들은 “다문화가정의 생활 적응에 도움을 주기 위한 정책 연구학교, 한글·정보화 교실 운영 등 지원 계획을 잇따라 마련하고는 있으나 현재 예산이 1천만~3천만원 수준이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며 “이제 피부색과 언어가 다른 아이들끼리 어울리며 이질감을 좁히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또 다른 공동체와 프로그램’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진은주 기자 jins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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